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노히트 노런 달성 후 환호하는 폰세. 니혼햄 제공

니혼햄 외국인 투수 폰세(28)가 노히트 노런에 성공했습니다.

 

27일 안방 경기에서 소프트뱅크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 포세는  9이닝 동안 공 113개를 던져 6탈삼진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완봉승을 거뒀습니다.

 

1회초에 3번 타자 그라시알(37)에게 몸에 맞는 공, 9회초에 갈비스(33)에게 볼넷을 내줬을 뿐 나머지 타자는 전부 범타로 돌려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선수 코디 폰스로 통했던 폰세는 올해 일본 프로야구 다섯 번째 노히트 노런 주인공이 됐습니다.

 

일본 글자 가타카나로 쓴 '노히트 노런'

사사키 로키(佐佐木郞希·21·지바 롯데)가 4월 10일 안방 경기에서 퍼펙트 게임에 성공한 뒤로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연이어 노히트 노런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5월 11일에 히가시하마 나오(東浜巨·32·소프트뱅크)가 세이부(西武)를 상대로 볼넷 2개만 내주고 오키나와(沖繩)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노히트 노런에 성공했습니다.

 

이어 6월 7일에는 이마나가 쇼타(今永昇太·29·DeNA)가 고류센(交流戰)에서 니혼햄을 상대로 볼넷 하나마만 내주고 시즌 세 번째 노히트 노런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6월 18일에는 야마모토 요시노부(山本由伸·24·오릭스)가 이미 노히트 노런을 한 차례 당한 세이부를 상대로 역시 볼넷 하나만 내주고 완봉승을 기록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한 해에 노히트 노런이 다섯 번 나온 건 1940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입니다.

 

일본 프로야구가  양대리그(센트럴리그, 퍼시픽리그)를 도입한 1950년 이후부터 따지면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렇게 '노히트 노런' 풍년이 찾아오면 올해는 왜 이렇게 기록이 많이 나올까 궁금한 게 당연한 일.

 

그리고 가장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이유는 물론 투고타저(投高打低)입니다.

 

이날 현재 리그 평균 OPS(출루율+장타력)는 센트럴리그(CL) .672, 퍼시픽리그(PL) .665입니다.

 

73년 역사 중에서 CL은 역대 54위, PL은 59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낮은 건 사실이지만 '역대급'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1세기만 살펴 봐도 '날지 않는 공'(飛ばないボール)을 공인구로 쓰던 2011(CL, PL), 2012(CL, PL)년에 투고타저가 더 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 삼진을 보면 분위기가 다릅니다.

 

올해 PL 타자는 전체 타석 가운데 20.2%가 삼진이었습니다. PL 역사상 최고 기록입니다.

 

그리고 올해 노히트 노런 다섯 차례 모두 PL 팀 안방 구장에서 나왔습니다.

 

CL도 타석당 삼진율 18.8%로 리그 역사상 여덟 번째로 삼진이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그 덕에 BABIP(Batting Average on Balls In Play) 자체가 그렇게 낮은 건 아닌데도 노히트 노런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타자가 아웃으로 물러나는 건 크게 투수가 삼진을 잡는 것(삼진율)과 야수가 인플레이 타구를 잡는 것(BABIP)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삼진율과 BABIP 순위를 합치면 지난해 PL이 39위(BABIP 36위, 삼진율 3위)로 순위가 가장 낮았습니다.

 

이어서 올해 PL이 41위로 2위, 올해 CL이 48위로 공동 3위입니다.

 

이렇게 일본 프로야구가 올해 노히트 노런이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인 건 사실이지만 실제로 많이 나온 건 사실 그저 '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노히트 노런이 나온다면 지난해도 한 번 정도는 나왔어야 할 텐데 현실은 제로(0)였습니다.

 

확실한 건 메이저리그가 그런 것처럼 일본 프로야구 역시 투구 발전 속도를 타격 발전 속도가 따라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는 것.

 

그리고 고교 야구를 보고 있으면 한국 프로야구 역시 점점 이렇게 변해간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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