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손흥민(30)과 해리 케인(29·이상 토트넘)은 지난 시즌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총 41골을 합작했습니다.
합작골이 홀수라는 건 일단 두 선수가 똑같이 골을 나누지는 않았다는 뜻.
이 41골 가운데 손흥민이 넣은 건 몇 골일까요?
답. 21골입니다. 그러니까 손흥민 → 케인(20골)보다 케인 → 손흥민 득점이 한 번 더 많은 겁니다.
이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손흥민이 21골, 20도움을 기록하는 동안 케인은 20골, 21도움을 기록했다는 뜻이 됩니다.
문. 손케 듀오는 2월 26일(이하 현지시간) 리즈 방문 경기에서 케인 → 손흥민 득점에 성공하면서 EPL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합작한 사이가 됐습니다.
당시 시점 기준으로는 누가 누구를 더 많이 도와준 상태였을까요?
답. 이때는 손흥민 → 케인이 19골로 케인 → 손흥민(18골)보다 1골이 더 많았습니다.
이날 이후 손흥민 → 케인이 세 번 나오는 동안 케인 → 손흥민은 한 번밖에 나오지 않으면서 상황이 바뀐 겁니다.
이는 원래 '윙어'에 가까웠던 손흥민이 지난 시즌 '센터 포워드'로 자리매김한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그 전에는 줄곧 손흥민 → 케인 득점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인 건가요?
답. 네, 그렇습니다. 2019~2020 시즌까지는 손흥민 → 케인은 13골인 반면 케인 → 손흥민은 7골이 전부였습니다.
사실 2019~2020 시즌에는 손흥민 → 케인은 4골이었지만 케인 → 손흥민 득점 사례는 아예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후 두 시즌 동안에는 케인 → 손흥민이 14골로 손흥민 → 케인(7골)보다 두 배 많았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토트넘이 두 사람 중심으로 공격을 꾸리기 시작한 건 사실 2020~2021 시즌부터라는 점입니다.
문. 그래서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입니까?
답. 케인으로서는 '패스 찬스'에 손흥민이 주지 않으면 더 화가 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6일 안방에서 사우스햄프턴과 맞붙은 2022~2023 시즌 개막전에서도 바로 그런 장면이 나왔습니다.
손흥민은 전반 45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중앙으로 돌파한 뒤 상대 수비진을 앞에 두고 오른발 '홈런' 슈팅을 날렸습니다.
골문 오른쪽에 자리잡고 있던 케인은 계속 자기에게 공을 달라고 했지만 손흥민이 슈팅을 선택하자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수비수 두 명이 시즌 첫 두 골을 넣으면서 두 선수가 서로 먼저 득점 기록을 남기겠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면서 "케인은 손흥민의 선택에 불만이 많았고 슛이 빗나간 뒤 여러 차례 귀가 따갑게 잔소리를 퍼부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이날 토트넘 첫 골을 넣은 건 왼쭉 윙백 라이언 세시니온(22)이었고 이어 센터백 에릭 다이어(28)가 두 번째 골을 넣었습니다.
세시니온은 EPL 데뷔 이후 첫 득점을 올렸고 다이어는 2019년 5월 1일 에버턴전 이후 1182일 만에 골맛을 봤습니다.
그런데 친구끼리 원래 다 싸우면서 크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일에 뒤끝이 남을 정도였다면 두 선수가 EPL 역사상 가장 많을 골을 합작한 콤비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이제 겨우 시즌 첫 경기를 했을 뿐이고 아직 37경기가 남았습니다.
올 시즌이 끝났을 때는 41이라는 숫자가 어디까지 올라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