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박정현(21)이 프로야구 41년 역사상 처음으로 형제 간 투타 맞대결에서 이긴 '타자'가 됐습니다.
박정현은 5일 수원 방문 경기에서 KT 여섯 번째 투수로 올라온 동생 박영현(19)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냈습니다.
0-5로 뒤진 9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1-5로 쫓아가는 점수를 만드는 적시타였습니다.
단, 박영현이 다음 타자 터크먼()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형제가 처음 투타 맞대결을 벌인 건 정명원(56)-정학원(54) 형제였습니다.
1995년 9월 5일 경기 때 7회말부터 마운드를 지킨 정명원은 9회말 쌍방울 선두타자 자리에 대타로 나온 동생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습니다.
이어 2020년 5월 26일 수원 경기에서 유원상(36)이 유민상(33)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두 번째 형제 투타 맞대결을 마무리했습니다.
유민상은 그해 6월 9일 역시 수원 경기에서 유민상을 한번 더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습니다.
네 번째 투타 맞대결 장소 역시 수원이었습니다.
올해 5월 27일 경기에서 동생 박영현이 형 박정현을 삼진으로 잡아낸 것.
이 삼진으로 형이 투타 맞대결에서 전부 이기던 기록은 깨졌지만 투수가 이긴 기록은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이날 좌전 안타로 투수가 전부 이기던 기록마저 깨지게 됐습니다.
(제 고향) 경기 수원시는 '효(孝)의 도시'라는 콘셉트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조선 정조(1752~1800) 임금이 아버지 사도세자(1735~1762)와 어머니 혜경궁 홍씨(1735~1815)를 극진히 모신 데 뿌리는 두고 있는 콘셉트입니다.
1776년 왕위에 오른 정조는 1789년 경기 양주목(현 서울 동대문구)에 있던 아버지 무덤을 수원도호부로 옮겼습니다.
그러니 프로야구 형제 간 투타 맞대결 다섯 차례 중 네 차례가 수원구장에서 나온 건 우연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프로야구 선수로 장성한 두 아들이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기에 수원만큼 좋은 도시가 없으니 말입니다.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