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형제 투타 맞대결을 벌인 유원상(왼쪽)과 유민상. 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프로야구에서 25년 만에 형제 투타 맞대결이 나왔습니다.


26일 수원 경기에 KIA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유민상(31)은 7회초 1사 1, 2 상황에서 이날 네 번째 타석 들어서 KT 네 번째 투수이자 친형인 유원상(34)을 상대했습니다.


유민상은 3볼 1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맞이했지만 결국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올 시즌 첫 등판한 형에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유승안 전 경찰청 감독 큰아들인 유원상은 2007년 한화에서, 둘째 아들인 유민상은 2015년 두산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지만 1군 경기에서 맞대결을 벌인 건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단, 2015년 4월 2일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맞붙었던 적은 있습니다. 당시에도 형이 삼진으로 동생을 요리했습니다.


프로야구 첫 형제 투타 맞대결을 벌인 정명원(왼쪽), 정학원 형제. 동아일보DB


두 형제 이전에는 1995년 9월 5일 전주 경기에서 정명원(54), 정학원(52) 형제가 투타 맞대결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7회말부터 마운드를 지킨 정명원은 9회말 쌍방울 선두타자 자리에 대타로 나온 동생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습니다.


프로야구에서 형제가 투수와 타자로 만난 건 물론 형제가 서로 다른 팀 선수로 출전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지만 이 경기는 7, 8위 맞대결이었기 때문에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는 프로야구 팀이 8개가 전부라 꼴찌와 뒤에서 2등이 맞붙은 경기였던 것.


정명원 현 KT 잔류군 투수 코치는 나중에 "(안타를) 치라고 (좋은 공) 하나 줬는데 못 치더라"고 인터뷰했습니다.


나란히 KT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박세진(왼쪽), 박세웅 형제. KT 제공


이날은 수원에서 투타 맞대결만 있던 게 아닙니다. 창원에서는 타타 맞대결도 있었습니다.


김주형(24·키움), 김찬형(23·NC) 형제가 나란히 양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


형제가 처음 서로 다른 팀 선수로 출전한 건 2015년 6월 2일 마산 경기 때 나성용(32·당시 LG), 나성범(31·NC) 형제가  이 기록을 처음 남겼습니다.


형제가 서로 다른 팀 투수로 출전한 첫 기록은 롯데와 KT가 맞붙은 2016년 4월 27일 수원 경기에서 나왔습니다.


박세웅(25)이 이 경기에 롯데 선발 투수로 등판했고 박세진(23)이 8회 KT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박세웅은 이날 6회 1사 상황에서 '여왕벌' 정대현(42)에게 마운드를 넘겼기 때문에 형제가 같은 시점에 마운드에 올랐던 건 아닙니다.


두산 - KT - 키움을 거치면서 프로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왼손 투수 정대현. KT 제공


이 여왕벌과 동명이인인 KT 정대현(29·현 키움)은 2016년 6월 10일 넥센(현 키움)을 상대로 선발 등판했습니다.


KIA는 같은 날 삼성을 불러들여 안방 경기를 치르면서 정동현(23)을 선발로 내세웠습니다.


예, 정대현의 동생이 바로 정동현입니다. 형제가 같은 날 선발 투수로 나선 건 이 정씨 형제가 처음이었습니다.


그해 7월 27일에는 박세웅-세진 형제도 같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날 형은 잠실에서 LG를 상대로, 동생은 광주에서 KIA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습니다.


이 가운데 승리 투수가 된 건 정동현뿐입니다.


그러니까 아직 형제가 같은 날 선발승을 기록한 사례는 없습니다.


이날까지 1군 경기 출전 경험이 있는 형제 선수는 총 26쌍입니다.


▌1군 경기 출전 기준 프로야구 형제 선수
동생
이름 출생년도 포지션 데뷔 팀 이름 출생년도 포지션 데뷔 팀
구천서 1963 내야수 OB 구재서 1963 외야수 OB
양승관 1959 외야수 삼미 양후승 1961 외야수 청보
박정후 1959 투수 롯데 박칠성 1962 외야수 OB
김상기 1961 투수 삼미 김동기 1964 포수 청보
서일권 1961 외야수 OB 서왕권 1968 투수 LG
정명원 1966 투수 태평양 정학원 1968 내야수 쌍방울
윤동배 1966 투수 롯데 윤형배 1969 투수 롯데
구대진 1967 투수 쌍방울 구대성 1969 투수 빙그레
지화동 1967 내야수 빙그레 지화선 1970 외야수 빙그레
박기택 1968 외야수 쌍방울 박기복 1971 외야수 롯데
안명호 1971 포수 롯데 안명성 1973 내야수 현대
정수근 1977 외야수 OB 정수성 1978 외야수 현대
최영필 1974 투수 현대 최영완 1976 투수 해태
김주용 1980 외야수 롯데 김주철 1982 투수 해태
조동화 1981 외야수 SK 조동찬 1983 내야수 삼성
안영진 1983 투수 한화 안영명 1984 투수 한화
양훈 1986 투수 한화 양현 1992 투수 두산
나성용 1988 내야수 한화 나성범 1989 외야수 NC
유원상 1986 투수 한화 유민상 1989 내야수 두산
고장혁 1990 내야수 KIA 고영표 1991 투수 KT
최정 1987 내야수 SK 최항 1994 내야수 SK
정영일 1988 투수 SK 정형식 1991 외야수 삼성
정대현 1991 투수 두산 정동현 1997 투수 KIA
김범수 1995 투수 한화 김윤수 1999 투수 삼성
박세웅 1995 투수 KT 박세진 1997 투수 KT
김주형 1996 투수 키움 김찬형 1997 내야수 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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