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쓰라고 존재하는 속담이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프로야구는 국민 3명 중 2명이 '관심 없다'고 답하는 리그가 됐습니다.
해마다 '프로야구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한국갤럽은 2022년 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습니다.
이 여론조사 업체는 15~17일 전국 18에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국내 프로야구 관심 정도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전혀 없다 44% △별로 없다 23% △약간 있다 16% △많이 있다 1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20대 이하(18~29세) 가운데는 70%가 '전혀 관심 없다'고 답했습니다.
'별로 없다'(10%)까지 포함하면 20대 이하는 5명 중 4명이 프로야구에 관심이 없습니다.
30대에서도 △전혀 없다 51% △별로 없다 20%를 합쳐 71%가 관심이 없었습니다.
미국 NBC 스포츠는 2년 전 '메이저리그(MLB)가 젊은 팬을 모으고 싶다면 한국 프로야구를 배워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때 '정말 그런지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그대로 이어진 것.
2030세대가 프로야구에 별 관심이 없는 건 기본적으로 세상에 야구 말고도 재미있는 게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직관 재미'를 포기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 관심 이탈을 부채질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스포츠학회지 2019년 게재 논문 '빅데이터로 본 한국프로야구 관중의 소비감정'에 등장하는 '야구장이라는 공간이 주는 유희적 요소'가 사라졌으니까요.
이 와중에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은 외부인을 숙소로 불러 술을 마시다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으로 고발당하기도 했습니다.
또 2020 도쿄(東京)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것도 신규 팬 유입에 영향을 줬을 겁니다.
그렇다고 프로야구 '집토끼'를 잡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한국갤럽은 10년 전인 2012년에도 똑같은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10년 전 20대는 현재 30대, 10년 전 30대는 현재 40대니까 이를 토대로 세대와 성별에 따라 관심도가 얼마나 변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전체 성인 가운데 45.7%가 프로야구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올해는 31%니까 관심도가 3분의 2 수준(67.8%)으로 떨어진 셈입니다.
이를 기준점으로 따져 보면 10년 전 현재 30대 남성 = 10년 전 20대 남성이 관심도가 가장 떨어졌습니다.
10년 전 20대 남성 가운데는 57.7%가 프로야구에 관심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올해 30대 남성은 31%니까 10년 사이에 관심도가 53.7% 수준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전체 평균(67.8%)보다 1.263배 관심이 더 떨어진 셈입니다.
거꾸로 현재 40대 여성(30%)은 10년 전 30대 여성(32.2%)일 때 관심도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봐도 남성보다는 여성이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프로야구뿐 아니라 어떤 스포츠가 잘 때는 거의 예외 없이 '여성 팬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오곤 했습니다.
프로야구가 다시 관심을 되찾으려면 현재 2030 여성을 공략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e스포츠 그러니까 게임을 상대로 2030 남성 관심을 빼앗아 올 자신이 없다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남자 친구가 좋아하는 건 여자 친구가 같이 잘 해주지 않아도 그 반대는…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는 건 구단 선호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준으로 KIA와 삼성이 각 9% 지지를 받아 가장 인기 있는 프로야구 팀으로 꼽혔습니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팀 지지도가 10%가 되지 않는 건 1998년 조사 시작 이후 올해가 처음입니다.
프로야구 관심층 가운데서도 두 팀이 각 17%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준 3위는 롯데(8%), 관심층 기준으로는 한화(13%)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