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조사 결과가 드디어 나왔는데 뒤늦게 확인했습니다.
해마다 '프로야구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한국갤럽에서 2023년 조사 결과를 23일 공개했습니다.
이 여론조사 업체에서 21~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에게 '국내 프로야구 팀 중에서 귀하가 가장 좋아하시는 팀(구단)은 어느 팀입니까?'하고 물은 결과…
KIA와 삼성이 1, 2위를 나눠 가졌습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준으로는 KIA(9%)가 삼성(8%)에 앞섰고 프로야구 관심층 가운데는 삼성(16%)이 KIA(15%)보다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한국갤럽은 이 결과를 전하면서 "전국 기준 구단 선호도는 경기 성적이나 열혈 팬 크기보다 연고지 인구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삼성, KIA, 롯데는 성적과 무관하게 항상 연고 지역에서 40%가 넘는 선호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
한국갤럽은 그러면서 "전 인구의 절반이 몰려 있는 서울·인천·경기, 즉 수도권에서는 구단 선호도가 상당히 분산되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갤럽은 서울과 인천·경기 결과를 따로 발표하는데 가중 평균을 내보면…
광주에 연고를 두고 있는 그러니까 비수도권 팀 KIA가 8.5%로 서울 팀 두산(8.4%)과 최고 인기 팀 자리를 다투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인천·경기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팀부터 SSG(8%·인천)나 KT(2%·수원)가 아니라 KIA(10%)입니다.
사실 2019년 조사 때는 서울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팀이 KIA(14%)였습니다.
그러다 △2020년 9% △2021년 8% △2022년 7% △올해(2023년) 6%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2019년 인천·경기 지역에서 KIA를 좋아한다고 답한 비율은 서울보다 3%포인트 적은 11%였는데 5년 사이에 역전 현상이 벌어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학원 졸업 논문 주제를 못 잡고 계신 분이라면 한 번 들여다볼 만한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아, 올해 조사는 한국갤럽에서 이 조사를 해마다 실시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가장 좋아하는 팀이 없다'(51%)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게 있다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그 험한 꼴을 보고도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30대 관심도가 지난해 28%에서 올해 27%로 제자리걸음하는 사이 20대 관심도는 18%에서 21%로 올랐다는 것도 고무적입니다.
특히 20대 여성 관심도가 지난해 12%에서 올해 21%로 오른 건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야구 담당 언론사 데스크 한 사람으로서 내년에 이 조사 결과를 전할 때는 '바닥을 쳤다'는 표현을 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