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보스턴 제5 선발 투수 닉 피베타. 보스턴=로이터 뉴스1

'현대 야구'에서 선발 투수는 기본적으로 '5인 로테이션' 체제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선발 투수진을 이렇게 꾸려야 한다는 규칙이 따로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당장 일본 프로야구 팀은 대부분 '6인 로테이션'으로 선발진을 꾸립니다.

 

일본도 한국처럼 월요일에는 경기를 치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월요일을 제외하고 요일별로 선발 투수를 배치하는 겁니다.

 

메이저리그(MLB)는 경기 일정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선발진을 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5냐 6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렇다면 현대 야구에서 '현대'는 도대체 언제가 시작일까요?

 

이를 알아보려면 인원별 로테이션을 어떻게 따져볼지 일단 정의해야 합니다.

 

일단 A - B - C - A 순서로 투수가 등판했다면 일단 3인 로테이션을 한 번 마쳤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야구에서는 투수가 여러 이유로 전력에서 이탈할 수도 있고 휴식일 등으로 로테이션 순서를 조절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팀도 시즌 내내 똑같은 숫자로 로테이션을 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겁니다.

 

MLB가 내셔널리그(NL), 아메리칸리그(AL) 양대 리그 체제를 갖춘 1901년에는 4인 로테이션이 261번(41.6%)으로 가장 많았고 3인 로테이션이 240번(38.3%)으로 그다음이었습니다.

 

이후 지난해까지 3~5인 로테이션이 어떤 비율로 나타났는지 그려 보면 아래 그래프처럼 나타납니다.

 

4인 vs 5인 로테이션

일단 3인 로테이션은 1925년을 기점으로 20% 밑으로 내려갑니다.

 

대신 5인 로테이션이 치고 올라오면서 1970년대 중반까지 4인 로테이션과 엎치락뒤치락 대결을 벌입니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MLB는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1960년까지 MLB에는 리그별로 8개 팀 = 총 16개 팀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1969년이 되면 총 24개(리그별 12개)로 50%가 늘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1962년부터 양대 리그 모두 각 팀이 한 시즌에 162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또 1968년까지 MLB에 포스트시즌이라고는 월드시리즈밖에 없었지만 1969년 리그 챔피언결정전을 도입했습니다.

 

3일 vs 4일 휴식

한마디로 선수들이 여러모로 체력적인 부담을 더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변한 겁니다.

 

4인 로테이션은 선발 투수가 기본적으로 사흘(3일)을 쉬고 마운드에 다시 오르게 됩니다.

 

5인 로테이션을 도입하면 투수가 등판 때마다 하루 더 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 있는 휴식일 그래프를 보면 5인 로테이션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전에도 4일 휴식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 가능합니다.

 

앞서 본 이 두 그래프에서 재미있는 건 1990년대 중반부터 5인 로테이션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입니다.

 

MLB 사무국은 1994년 와일드카드 제도를 도입하면서 포스트시즌을 3라운드 제도로 바꿨습니다.

 

2012년부터는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까지 도입했습니다.

 

5일 휴식 > 4일 휴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이 풍경마저 바꾸고 말았습니다.

 

10일(현지시간) 현재는 닷새(5일)를 쉬고 선발 등판한 비율(39.5%)이 나흘 휴식(35.4%)보다 더 높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1901년 이후 올해가 처음입니다.

 

로테이션 인원 기준으로는 6인(18.3%)이 여전히 5인(66.8%)과 비교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다만 1970년대에도 휴식일이 먼저 변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 MLB 사무국은 내년부터 총 12개 팀이 참가하는 방식으로 플레이오프를 손질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6인 로테이션이 대세가 된다고 해도 놀라지 마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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