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를 이기고 싶어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폴란드 탁구 대표 나탈리아 파르티카(32)는 2020 도쿄(東京) 올림픽 경기가 모두 끝난 도쿄 메트로폴리탄 체육관에서 다시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비장애인 올림픽은 8일 막을 내렸지만 24일부터 도쿄에서 다시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막을 올리기 때문입니다.
네, 한팔 탁구 선수 파르티카는 비장애인 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에도 참가합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닙니다.
파르티카는 2008년 베이징(北京) 대회 때부터 비장애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연이어 참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비장애인 대회 때 파르티카는 개인 단식은 2회전에서 탈락하고 단체전에서도 16강에서 한국에 패하는 바람에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대신 이번 패럴림픽에서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여자 단식 TT10 5연패를 노리고 있습니다.
'TT10'은 파라(장애인) 탁구(Table Tennis)에서 장애가 승부에 끼치는 영향이 가장 적은 선수가 참가하는 등급을 가리킵니다.
파라 탁구 스포츠 등급은 TT1~11로 나누는데 TT1~5에는 휠체어를 타고 경기를 벌이는 선수들이 참가하고 TT6~10에는 서서 탁구 경기를 치르는 선수가 참가합니다.
뒤에 붙는 숫자가 클수록 운동 능력에 제한이 없는 선수가 참가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TT11에는 지적 장애가 있는 선수가 참가합니다.
국제탁구연맹(ITTF) 랭킹 여자 단식 TT10 1위인 파르티카는 "(경쟁) 선수들은 점점 더 경기력이 올라오고 나는 이제 나이가 들어서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처음 패럴림픽에 나설 때만 해도 사람들은 장애인 스포츠에서 감동이나 재미를 먼저 찾았다"면서 "그런데 20년 넘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장애인 스포츠도 진짜 프로 레벨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런 점에서 비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치른 경험이 패럴림픽 무대에서 확실히 도움이 되는 건 맞다"고 덧붙였습니다.
2000년 시드니 대회 때 역대 최연소(11세) 패럴림피언 타이틀을 얻은 파르티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까지 패럴림픽 메달을 총 8개(금 5·은 2·동 1) 따냈습니다.
이번 대회 단식에서는 역시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멀리사 태퍼(31·호주·2위)가 가장 강력한 도전자로 손꼽힙니다.
파르티카는 "태퍼는 충분히 패럴림픽 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다. 이번 대회 때는 꼭 메달을 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금메달은 빼고 말이다"라면서 웃었습니다.
리우 대회서 은메달을 딴 중국 출신 호주 대표 양첸(楊倩·25·3위) 역시 파르티카의 5연패를 저지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파르티카가 그렇다고 파라 탁구에서만 잘하는 선수는 아닙니다.
파르티카는 비장애인 랭킹 79위로 한국 '신성' 신유빈(17·대한항공·82위)보다 세 단계가 높습니다.
신유빈은 82위가 개인 최고 랭킹이지만 파르티카는 48위까지 오른 적이 있습니다.
파르티카는 "나이가 많다고 엄살을 부렸지만 아직 탁구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다"면서 "아직도 이뤄야 할 것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