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가 미국프로농구(NBA)의 '디 익스펜더블스'를 꿈꾸는 모양입니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레이커스가 카멜로 앤서니(37)와 1년 계약을 맺기로 했다"고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네, 18년 전에 르브론 제임스(37)와 함께 신인 지명을 받았던 그 앤서니 맞습니다.
러셀 웨스트브룩(33)을 영입한 지 닷새 만에 또 다른 (전직) 슈퍼스타를 영입한 겁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레이커스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자 첫 날인 이날 드와이트 하워드(36)와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하워드는 필라델피아로 떠난 지 1시즌 만에 다시 레이커스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또 웨인 웰링턴(34)은 7시즌, 트레버 아리자(36)는 13시즌 만에 이날부터 다시 레이커스 선수가 됐습니다.
참고로 레이커스에는 이미 마크 가솔(36)도 몸담고 있던 상황입니다.
이 멤버로 우승을 노리려면 시계를 10년은 되돌려야 할 것 같지만 롭 펠린카(52) 레이커스 단장은 백전노장들에게 기회를 주기로 한 모양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름은 역시 NBA 통산 득점 10위(2만7370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앤서니.
앤서니는 통산 득점 3위(3만5367점) 주인공이자 현재 레이커스 '당주'인 제임스와 함께 '바나나 보트 브라더스' 회원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앤서니와 제임스는 2003~2004 NBA 신인 드래프트 동기생 출신입니다.
당시 전체 1순위가 제임스였고 3순위가 앤서니였습니다.
이 시즌 드래프트 동기생 중에 현재까지 NBA 현역 선수로 뛰는 건 제임스와 앤서니뿐입니다.
당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던 다르코 밀리치치(36)는 드래프트 당일 만 18세 6일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기대주였지만 NBA 무대서는 꽃을 피우지 못했습니다.
밀리치니는 결국 만 27세 4개월 13일이었던 2012년 11월 2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NBA 무대를 떠났습니다.
앤서니 역시 파란만장한 NBA 생활을 경험했습니다.
덴버에서 일곱 시즌 반, 뉴욕에서 여섯 시즌 반을 뛸 때까지만 해도 앤서니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습니다.
그러나 필 잭슨 뉴욕 사장과 불화를 겪으면서 결국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오클라호마시티(OKC)로 트레이드 되면서 상황이 달라집니다.
OKC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78경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평균 득점(16.2점) 기록이 20점 밑으로 내려가면서 노쇠화 징후를 드러낸 것.
Hey @carmeloanthony your jersey is on it’s way...good luck, fam! pic.twitter.com/Yzh04ZUzSp
— Atlanta Hawks (@ATLHawks) August 9, 2018
OKC는 시즌이 끝난 뒤 앤서니를 애틀랜타로 트레이드합니다.
애틀랜타는 처음부터 '탱킹'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곧바로 그를 방출합니다.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휴스턴에 합류했지만 이번에도 평균 13.4점을 기록한 뒤 10경기 만에 시카고로 향하게 됩니다.
시카고 역시 한 경기도 출장시키지 않은 채 영입 9일 후 앤서니를 방출 처리합니다.
시카고에서 방출 당한 2019년 2월 1일부터 앤서니는 292일 동안 실업자로 지냈습니다. 오라는 팀이 아무 데도 없었던 것.
그러다 그해 11월 19일 포틀랜드와 '일당'을 받는 조건으로 계약하면서 다시 NBA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앤서니는 2019~2020 시즌 경기당 평균 15.4점을 기록하면서 '클래스'를 증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어 지난 시즌에는 식스맨으로 출전하면서도 경기당 평균 13.4점을 넣엇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3점슛 성공률 40.9%로 NBA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다는 것.
그리고 웨스트브룩 영입 때 말씀드린 것처럼 레이커스는 외곽 슈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통산 득점 10위에 이름을 올리고도 드래프트 동기생 중 최다 득점 주인공이 아니라는 건 썩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닐 겁니다.
그래도 앤서니가 친구를 잘 둔 덕분에 우승 반지를 하나 차지할 수 있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