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가 중계권료 300억 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사무실에서 KBSN과 2021~2022 시즌부터 2026~2027 시즌까지 6시즌 동안 총액 300억 원(시즌 평균 50억 원)에 방송권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발표했습니다.
남녀부 챔피언결정전까지 112경기를 치렀던 2005 시즌 중계권료는 (꼴랑) 3억 원이었습니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16년 만에 중계권료가 16.7배 가까이 오른 겁니다.
물론 프로야구와 비교하면 프로배구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프로야구는 중계권 수익으로 연간 760억 원(방송 540억 원 + 뉴미디어 220억 원)을 벌어들이는 리그입니다.
성장세도 프로야구 쪽이 더 가파릅니다.
2016년 프로야구 방송 중계권료는 360억 원이었습니다. 5년 동안 중계권료가 50% 늘어난 것.
반면 프로배구는 같은 기간 40억 원에서 50억 원으로 25%가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프로배구는 대신 국내 스포츠 중계권 시장에서 확실한 '넘버 2'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축구는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국가대표 경기(A매치)와 K리그 통합 중계권을 4년간 1000억 원(연평균 250억 원)에 시장에 내놓았지만 사겠다는 회사가 없었습니다.
대신 K리그 중계권만 '공동 구매'하겠다는 이들이 나타났습니다.
이럴 때는 중계권료를 비공개로 하는 게 당연한 일. 그래서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지만 연 평균 50억 원 정도가 정설로 통합니다.
계약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MBC스포츠플러스가 두 손을 들고 만 농구 쪽은 더욱 심각합니다.
프로농구연맹(KBL)은 부랴부랴 에이클라를 구원 투수로 내세웠는데 계약 조건은 역시 비공개입니다.
업계에서는 프로농구 중계권료는 연간 30억 원이 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6년 전 프로배구 중계권료 포스트를 쓰면서 '농구/배구'로 묶여 있는 네이버 스포츠 뉴스 카테고리를 분리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제는 배구 카테고리가 따로 있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됐으니 하나는 맞췄습니다.
같은 글에서 KOVO는 유소년 배구 지원에 중계권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이 내용은 감감무소식입니다.
이 포스트를 쓰고 나서 프로배구는 구조적으로 각 구단에 중계권료 배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 번 더 주장합니다.
유소년 배구 발전 없이는 프로배구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유소년 배구는 정말 심각한 위기 상황입니다. 엉뚱한 데 돈 쓰지 말고 제발 유소년 배구를 지원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