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결국 MBC스포츠플러스도 두 손을 들었습니다.


14일 농구계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프로농구 주관 방송사 MBC스포츠플러스는 최근 한국농구연맹(KBL)에 '다음(2019~2020) 시즌 중계방송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MBC스포츠플러스는 2016~2017 시즌부터 다섯 시즌동안 프로농구 경기를 중계하기로 KBL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따라서 2019~2020 시즌이 끝나야 계약도 끝나지만 서둘러 계약을 끝내기로 결정한 겁니다.


MBC스포츠플러스에서 프로농구 중계를 접기로 한 제일 큰 이유는 역시 시청률. KBL에서 밝힌 프로농구 2018~2019 시즌 정규리그 평균 시청률은 0.19%로 같은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1.11%)와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17.1%)입니다.



참고로 이번 시즌 시청률이 제일 높게 나온 프로농구 경기는 4월 13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이었습니다.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으로 경기 시청률은 0.65%로 프로배구 남자부 정규리그 평균 시청률보다 낮았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최고 시청률은 1.56%였습니다. 


시청률이 떨어지면 광고가 잘 붙지 않습니다. 잠깐 2016~2017 시즌을 앞두고 동아비즈니스리뷰(DBR)에 썼던 글을 인용하면:


KBL도 지난 시즌이 끝난 뒤 MBC스포츠플러스와 5년간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비공개다. 2009년 중계권 사업자 에이클라와 계약을 맺은 뒤부터 그랬다. KBL 관계자는 "계약 때 비공개로 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아주 비밀인 건 아니다. 중계권 협상에 밝은 이들은 KBL이 이번에 총액 150억 원(연평균 30억 원) 정도에 계약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프로스포츠 사무국에서 중계권료를 받으면 일부를 제작 지원금 형태로 방송사에 돌려주는 게 관례다. KBL에서 중계권료를 밝히지 못하는 건 이렇게 돌려주는 커미션이 일반적인 시장 가격보다 많기 때문일 것"이라며 "대략 20억 원 정도를 돌려준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KOVO에서는 "연간 2억 원 정도를 방송사에 지원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시청률은 원래 광고주를 위한 자료다. 프로농구는 프로배구보다 시청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광고 유치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그 부족분을 보충해야 하기 때문에 KBL은 KOVO보다 커미션을 많이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KBL은 지난 시즌 도중 각 구단에서 1억2000만 원씩 총 12억 원을 각출해 MBC스포츠플러스에 적자 보전 명목으로 건넸습니다. 그런데도 MBC스포츠플러스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중계권을 반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KBL 관계자는 "MBC스포츠플러스에서 중계권을 반납한 것 자체는 계약 위반이지만 서로 좋게 좋게 마무리하기로 결정한 상태"라며 "몇몇 방송사가 프로농구 중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이면 새 방송사를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농구계에서는 SPOTV 모기업인 에이클라, 종합편성채널 JTBC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느 쪽이 됐든 다음 시즌 TV에서 프로농구 중계를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도대체 누가 프로농구를 이렇게까지 망가뜨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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