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어 레오를 지명한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행운의 여신'이 선택한 '레오 쟁탈전' 우승팀은 OK저축은행이었습니다.

 

OK저축은행은 4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1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었습니다.

 

단상에 오른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주저하지 않고 '쿠바 특급' 레오(31)를 지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레오는 삼성화재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석 감독과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삼성화재를 '레오화재'로 만들었던 레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레오는 삼성화재 유니폼을 처음 입고 뛴 2012~2013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을 따낸 경험이 있습니다.

 

2012~2013, 2013~2014 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 역시 레오 차지였습니다.

 

그러나 2014~2015 시즌 챔프전 때는 레오가 결국 시몬(34·쿠바)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OK금융그룹 전신인 OK저축은행이 챔피언 자리에 올랐습니다.

 

레오는 2015~2016 시즌에도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뛸 예정이었던 '어른들 사정으로' 결국 한국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팀별 드래프트 1순위 지명 확률
 순위  팀  구슬  확률
 7위  삼성화재  35개  25.0%
 6위  현대캐피탈  30개  21.4%
 5위  한국전력  25개  17.9%
 4위  KB손해보험  20개  14.3%
 3위  OK금융그룹  15개  10.7%
 2위  우리카드  10개  7.1%
 1위  대한항공  5개  3.6%

 

이후 6시즌 동안 한국을 떠나 있었지만 그래도 이번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낸 다른 선수와는 '레베루'가 다른 게 사실.

 

어떤 팀이 1순위 지명권을 얻게 되든 레오를 지명하리라는 건 기정사실에 가까웠습니다.

 

KOVO는 전년도 순위에 따라 차등 추첨 방식으로 지명 순번을 정합니다.

 

OK금융그룹은 지난 시즌 3위라 1순위 지명권을 얻을 확률이 10.7%밖에 되지 않았지만 결국 이날 최고 승자가 됐습니다.

 

OK금융그룹 지명 후 화상 인터뷰에 응한 레오.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석 감독은 "1순위 지명권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믿기지 않는다"고 웃으며 "원래는 외국인 선수 자리를 라이트로 채우려고 했지만 1순위 지명권을 뽑은 이상 레오를 거를 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영상을 보니 레오가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경기력이 좋더라. 그런데 살이 좀 찐 것 같다. 연습을 많이 시킬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레오는 "나는 더 발전할 수 있다면 연습을 마다하지 않는 선수"라면서 "내가 여전히 잘 뛸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습니다.

 

레오는 한국을 떠난 뒤 터키,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뛰었습니다.

 

프로배구 최연소 외국인 선수 타이틀 획득을 앞두고 있는 바르디아 사닷. 국제배구연맹(FIVB) 홈페이지

지난 시즌 최하위를 차지하고도 레오를 놓친 삼성화재는 2순위 지명권마저 한국전력에 빼앗겼습니다.

 

한국전력은 2020 국제배구연맹(FIVB) 21세 이하(U-21)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멤버인 바르디아 사닷(19·이란)을 지명했습니다.

 

사닷이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게 되면 남녀부를 통틀어 프로배구 역사상 첫 이란 출신 외국인 선수가 됩니다.

 

또 2002년 8월 12월생인 사닷은 지명일 기준 역대 최연소(만 18세 8개월 22일) 외국인 선수 타이틀도 얻게 됐습니다.

 

그 전에는 지난 시즌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은 케이타(20)가 지명 당일 18세 10개월 19일로 최연소 기록 보유자였습니다.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게 된 보이다르 브치세비치(오른쪽). 국제배구연맹(FIVB) 홈페이지

그나마 삼성화재는 3순위 지명권을 얻어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뛴 러셀(28·미국)을 지명했지만 지난 시즌 6위 현대캐피탈은 6순위까지 밀렸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4순위 우리카드는 알렉스(30·포르투갈), 5순위 KB손해보험은 케이타와 재계약하면서 '새 얼굴'을 놓친 건 아니라는 점.

 

현대캐피탈은 세르비아 출신 보이다르 브치세비치(23·라이트)를 지명했습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브치세비치는 신장(207㎝)도 좋고 범실도 적은 선수"라면서 애써 위안을 삼았습니다.

 

맨 마지막으로 지명에 나선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은 링컨 윌리엄스(28·호주)를 지명했습니다.

 

▌2021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결과
 순위  구단  이름  키(㎝)  국적  나이  포지션
 ①  OK금융그룹  레오   207  쿠바  31  레프트
 ②  한국전력  바르디아 사닷  207  이란  19  라이트
 ③  삼성화재  러셀  206  미국  28  라이트
 ④  우리카드  알렉스  200  포르투갈  30  레프트
 ⑤  KB손해보험  케이타  207  말리  20  라이트
 ⑥  현대캐피탈  보이다르 브치세비치  207  세르비아  23  라이트
 ⑦  대한항공  링컨 윌리엄스  200  호주  28  라이트

 

V리그 무대에 첫 선을 보인 브치세비치, 사닷, 윌리엄스는 40만 달러를 기본 연봉으로 받게 됩니다.

 

레오도 V리그 유경험자지만 드래프트 제도 도입 이후에는 첫 계약이라 역시 40만 달러를 받습니다.

 

팀을 옮겨 계약한 러셀은 55만 달러를 받고 기존팀과 재계약한 알렉스, 케이타는 60만 달러가 기본 연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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