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KB손해보험이 10년 만에 '봄 배구' 무대를 밟게 됐습니다.
KB손해보험은 지난달 30일 수원 방문 경기로 열린 2020~2021 V리그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전력에 2-3(25-23, 27-25, 21-25, 23-25, 7-15)으로 역전패했습니다.
KB손해보험은 그러면서 이날 현재 3위(승점 58·19승 17패)로 정규리그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이날 경기 결과에 따라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이 마지막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남기든 준플레이오프는 무조건 열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프로배구 남자부는 3, 4위 사이 승점 차이가 3 이내일 때 준플레이오프를 치릅니다.
이날 현재 4위 OK저축은행(19승 16패)과 5위 한국전력(18승 17패)은 나란히 한 경기를 남겨 놓은 상태로 똑같이 승점 55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두 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내든 3, 4위 사이 승점 차이가 3 이상 벌어질 일은 없던 겁니다.
순위 | 팀 | 승점 | 승 | 패 | 세트 득실률 | 점수 득실률 |
① | 대한항공 | 73 | 25 | 10 | 1.712 | 1.083 |
② | 우리카드 | 64 | 22 | 13 | 1.446 | 1.038 |
③ | KB손해보험 | 58 | 19 | 17 | 1.028 | .997 |
④ | OK저축은행 | 55 | 19 | 16 | 1.028 | .997 |
⑤ | 한국전력 | 55 | 18 | 17 | 1.027 | 1.016 |
⑥ | 현대캐피탈 | 38 | 14 | 21 | .750 | .961 |
⑦ | 삼성화재 | 26 | 6 | 29 | .489 | .915 |
KB손해보험 관점에서 문제는 두 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나란히 승점 3을 더하면 5위로 내려앉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프로배구 순위는 승점 → 다승 → 세트 득실률 → 점수 득실률 순서로 결정합니다.
OK저축은행이 1일 안산 안방 경기에서 승점 3을 더하면 승점 58에 20승이라 KB손해보험보다 높은 순위에 오릅니다.
또 한국전력이 2일 서울 방문 경기에서 승점 3을 더한 경우에는 승점과 다승이 같은 상태로 세트 득실률에서 KB손해보험에 앞서게 됩니다.
이미 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KB손해보험으로서는 두 팀이 가능한 한 승점을 적게 얻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던 것.
그리고 OK저축은행이 선두 대한항공에 1-3(21-25, 14-25, 25-22, 19-25)으로 패하면서 KB손해보험은 최소 4위를 확보했습니다.
이제 이번 시즌 남자부 정규리그 맨 마지막 일정인 우리카드-한국전력 경기 결과에 따라 KB손해보험의 상대 팀과 경기 장소가 결정되게 됩니다.
결과 | 3위 | 4위 | 경기 장소 |
한국전력 3-0 | 한국전력 | KB손해보험 | 수원 |
한국전력 3-1 | 한국전력 | KB손해보험 | 수원 |
한국전력 3-2 | KB손해보험 | 한국전력 | 의정부 |
우리카드 3-2 | KB손해보험 | 한국전력 | 의정부 |
우리카드 3-1 | KB손해보험 | OK저축은행 | 의정부 |
우리카드 3-0 | KB손해보험 | OK저축은행 | 의정부 |
KB손해보험은 2005 시즌, 2005~2006 시즌 플레이오프와 2010~2011 시즌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습니다.
다만 삼성화재가 아닌 팀과 포스트시즌 맞대결을 벌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KB손해보험은 LG화재라는 이름을 쓰던 2005 시즌과 LIG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꾼 2005~2006 시즌 모두 삼성화재에 2연패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역시 LIG손해보험 시절인 2010~2011 시즌에는 3전 2승제로 준플레이오프 대결을 벌여 패-승-패로 탈락했습니다.
KB손해보험이 포스트시즌에서 승리를 거둔 건 당시 2차전 한 번뿐입니다.
그러니까 KB손해보험이 단판 승부로 열리는 이번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면 프로배구 출범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시리즈 승리'를 기록하게 되는 겁니다.
문제는 (팀에서 애지중지 키운) 주전 세터 황택의(25)가 출전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황택의는 지난달 18일 안방 삼성화재전에서 오른쪽 발등 인대를 다쳤습니다.
이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던 황택의는 정규리그 최종전 때 코트를 밟았지만 정상이라고 보기 힘든 컨디션이었습니다.
적어도 준플레이오프 때는 최익제(22)에게 공격 조율을 맡길 확률이 높은 것.
최익제가 남성고 시절 고교 최고 세터로 꼽힌 건 사실이지만 프로 무대 특히 봄 배구 무대는 중압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말리 특급' 케이타(21)도 전반기에 .380이던 공격 효율이 후반기에는 .297까지 떨어지면서 지친 기색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특히 6라운드에는 공격 효율이 .243밖에 되지 않습니다.
10년 만에 아니 연고지 이전 후 네 시즌 만에 찾아온 '의정부의 봄'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