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양 팀 최다인 36점을 올리고도 팀 패배를 막지 못한 김연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흥벤져스' 전승 우승 꿈이 물거품이 됐습니다.

 

흥국생명은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부 안방 경기에서 GS칼텍스에 2-3(25-19, 25-21, 14-25, 23-25, 10-15)으로 역전패했습니다.

 

흥국생명은 이날 첫 두 세트를 먼저 따내면서 여자부 최다 연승(15연승) 기록에 성큼 다가갔지만 결국 새 기록을 쓰지는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전까지 여자부 최다 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팀이 바로 GS칼텍스였습니다.

 

GS칼텍스는 2010년 1월 10일 안방 한국도로공사전부터 3월 18일 역시 안방 한국도로공사전까지 14연승을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있는 루시아.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흥국생명은 이날 패배로 개막 후 연승 기록도 '10'에서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그보다 더욱 뼈아픈 건 외국인 선수 루시아(29·아르헨티나)가 이날 1세트 공격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면서 경기에서 빠졌다는 것.

 

루시아는 사실 1라운드 후반부터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도 이날 경기 후 "첫 패를 당한 것보다 루시아의 몸 상태가 더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김연경(32)과 이재영(24)이 건재한 상황이지만 두 선수는 모두 왼쪽 날개 공격수라 오른쪽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면 패배가 이번 한번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박 감독도 "레프트에 공격이 집중 돼 코트를 넓게 쓰지 못했다"고 아쉬워했습니다.

 

흥국생명 주전 세터 이다영.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기록을 살펴 보면 더욱 아쉬운 건 세터 이다영(24)이 레프트 두 명 중 더 좋은 공격수라고 할 수 있는 김연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날까지 이다영은 쌍둥이 언니 이재영에게 전체 세트 1135개 가운데 가운데 415개(36.6%)를 띄웠습니다.

 

김연경에게 띄운 공은 이다영보다 41개 적은 374개(33.0%)였습니다.

 

이다영이 띄운 공을 때렸을 때 김연경(.398)이 이다영(.270)보다 .128 높은 공격 효율을 남겼는데도 그랬습니다.

 

물론 김연경 체력 안배 차원일 수도 있지만 두 선수 특수 관계를 생각하면 이다영이 고집을 좀 접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날 첫 패를 당했다고 흥국생명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사실이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특정 팀에 자꾸 패하는 건 좋은 징조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흥국생명은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대회 때도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4전 전승을 거두다가 결승에서 GS칼텍스에 0-3(23-25, 26-28, 23-25)으로 무릎을 꿇은 전례가 있습니다.

 

게다가 V리그 챔피언 결정전은 딱히 정규리그 우승팀에 유리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려면 모든 팀원이 이기는 데 필요한 선택을 내려야 하지만 개인적인 욕심이 우선인 건 아닌지 의심이 드는 상황.

 

이번 시즌이 모두 끝났을 때 흥국생명이 과연 V리그 역사에 어떤 기록을 남겼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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