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데뷔 이후 줄곧 성별 논란에 시달리고 있느 캐스터 세메냐. 도하=로이터 뉴스1


세계육상연맹(WA) 3-1 캐스터 세메냐(29·남아프리카공화국). 


결국 세메냐가 졌습니다.


그러면서 올림픽 여자 육상 800m 3연패를 노리던 세메냐의 꿈도 물거품이 됐습니다.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세메냐는 내년에 올리는 도쿄(東京) 올림픽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선수였습니다.


여자부 경기에 출전할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위스 연방 법원은 여자 800m 경기에 계속 출전할 수 있도록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판결을 뒤집어 달라는 세메냐의 요청을 기각한다고 8일(현지시간) 판결했습니다.


2018년 커먼웰스게임 당시 캐스터 세메냐. 프레토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갈로 이미지즈


사건은 WA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라는 이름을 쓰던 2018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IAAF는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수치가 5 n㏖/ℓ이 넘는 선수는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여자부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선수가 여자부 경기에 출전하면 '엄청난 이득'을 보게 된다는 게 IAAF 판단이었습니다.


IAAF는 그러면서 "선천적으로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많은 여성 선수는 대회 6개월 전부터 약물 처방을 통해 호르몬 수치를 낮추거나 남자 선수와 경쟁해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2018년 파리 다이몬드리그 당시 캐스터 세메냐. 파리=로이터 뉴스1


그러자 세메냐는 "나는 절대 이 약을 처방받거나 복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CAS에 IAAF를 제소했습니다.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지만 많은 전문가가 세메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 7~10 n㏖/ℓ 정도를 나타낼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습니다.


여성은 일반적으로 0.12~1.79 n㏖/ℓ 사이입니다.


이에 대해 CAS는 "IAAF에서 마련한 '테스토스테론 제한 규정'이 차별적인 건 맞지만 여자 선수를 보호하려면 꼭 필요한 조치"라며 2-1로 IAAF 손을 들어줬습니다.


사실 2015년에 똑같은 내용으로 제소했을 때는 세메냐 손을 들어줬던 CAS였습니다. 


지난해 CAS 청문회에 참석한 캐스터 세메냐. 로잔=AP 뉴시스

  

결국 세메냐는 CAS가 본부가 자리한 스위스 연방 법원으로 이 문제를 끌고 갔습니다.


이에 대한 결과가 이날 나온 겁니다.


스위스 연방 법원은 "CAS 판결이 기초적인 공공 질서 원칙을 어겼다고 보기 어렵다. 또 세메냐가 주장한 것처럼 인간 존엄성을 해쳤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세메냐는 "나는 여성 운동 선수가 태어난 그대로 자유롭게 뛸 수 있을 때까지 트랙 안팎에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무엇이 옳은지 안다. 어린 여성 운동 선수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지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당시 캐스터 세메냐. 도하=로이터 뉴스1


그러나 현실적으로 세메냐가 '트랙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이제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닙니다. 100m와 200m 그리고 5000m 이상 장거리 경주에는 출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세메냐는 올해 3월 이미 200m 전향을 선언한 상태입니다. 당시 세메냐는 "나는 도전을 즐긴다. 이번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세메냐가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22초80 이내로 200m를 뛰어야 합니다. 현재 200m 개인 최고 기록은 23초49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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