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유니폼을 맞바꿔 입게 된 전 삼성화재 김형진(왼쪽)과 전 현대캐피탈 이승원.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전에 없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프로배구 남자부를 대표하는 '숙적'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세터를 맞바꿉니다.


삼성화재 김형진(25)이 현대캐피탈로 가고, 현대캐피탈 이승원(27)이 삼성화재로 오는 겁니다.


두 팀 사정에 정통한 한 배구계 인사는 "사실 고희진 감독이 삼성화재에 부임한 뒤 제일 먼저 추친한 작업이 김형진 트레이드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현대캐피탈에도 트레이드를 제안했다. 당시에는 두 선수를 일대일로 바꾸는 게 아니라 여러 선수가 팀을 옮기는 형태였다"고 전했습니다.


당시에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이 제안을 거절하면서 결국 삼성화재는 우리카드와 트레이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 인사는 "이후 최 감독이 두 선수를 일대일로 바꾸자고 했지만 이때는 고 감독이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컵 대회 이후 두 감독이 두 선수에게 '풍경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트레이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화재는 29일 막을 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경기에서 1승 2패로 A조 3위에 그치면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2승 1패로 준결승에 진출했지만 한국전력에 2-3(25-19, 12-25, 25-19, 20-15, 15-17) 역전패를 당하면서 대회를 마감했습니다.


그 전에도 자유계약선수(FA)와 그 보상 선수 또는 자유신분선수 자격으로 삼성화재 ↔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는 있었습니다.


당장 현재 현대캐피탈 선수단에서 최태웅 감독을 비롯해 리베로 여오현(42·플레잉코치), 세터 황동일(34)이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된 사례는 두 선수가 처음입니다.


현대캐피탈이 지난 시즌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세터가 필요했던 건 사실.


그런데 제 아무리 이승원이 못한다, 못한다 해도, 김형진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는데 이번 트레이드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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