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24일 강원 속초시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 선수단. OK저축은행 제공
이미 프로배구 남녀부 외국인 선수 13명이 모두 입국한 지 오래지만 실제로는 오늘(8월 1일)부터 2020~20201 시즌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 공식 계약 기간입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서둘러 입국해 있던 것뿐입니다.
그런데 OK저축은행은 이번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지명한 미하우 필립(26·폴란드)과 정식으로 계약하지 않았습니다.
불과 닷새 전 아래 내용을 담아 보도자료를 냈다는 걸 감안하면 이상한 상황입니다.
14일간의 격리를 끝낸 마이클 필립 등 사상 최초로 외국인 선수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등 원팀으로서의 조직력 강화에 힘썼다.
필립은 강원 속초시로 떠난 구단 전지훈련에만 동행한 게 아니라 연습경기에도 출전해 선수단과 호흡을 맞춘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왼쪽 무릎이 결국 발목을 잡았습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병원 세 군데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모두 왼쪽 무릎에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소견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른쪽 발목에 핀을 박았다는 것도 선발 과정에서는 몰랐던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OK저축은행은 필립이 정상적으로 한 시즌을 치르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리고 대체 선수를 찾기로 했습니다.
필립은 공식적으로 계약을 맺기 전 팀을 떠나는 셈이라 외국인 선수 교체 한도(2회)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체 선수 영입과 관련해 "여러 선수를 영입 리스트에 놓고 검토 중이다. 아직 대체 선수를 확정한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미 프로배구 남자부 세 개 팀을 경험한 펠리페.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배구계에는 OK저축은행이 펠리페(32·브라질)를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한 상황입니다.
(사진에서 보신 것처럼)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뛰었던 그 펠리페 맞습니다.
펠리페는 2017~2018 시즌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고 V리그 데뷔전을 치렀으며 2018~2019 시즌에도 대체 선수로 KB손해보험에 합류했습니다.
그러니까 펠리페가 정말 OK저축은행에서 뛰게 된다면 V리그 네 번째 유니폼을 입게 되는 셈입니다.
펠리페는 이번 시즌에도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신청서를 냈지만 어느 팀도 펠리페를 지명하지 않았습니다.
펠레페는 현재 이탈리아 2부 리그 BCC 카텔라나 그로테 소속입니다.
여기서 BCC는 'Banca di Credito Cooperativo'를 줄인 말.
따라서 이 팀 이름은 카텔라나 그로테 신용협동조합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폴란드로 돌아간 필립은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 무릎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2012~2013 시즌 부상을 당해 세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그 뒤로 아무 문제 없이 경기를 소화했다. 부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습니다.
이어 "화가 나는 동시에 슬프다. 내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코 앞에서 놓쳐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