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헤라클레스의 아버지는 제우스다. 그렇다면 헤라클레스의 아들은 누구일까?
올해 4월에 썼던 기사 첫 줄을 그대로 인용하면 이렇습니다.
그때 정답은 케빈 심(심종현·17)이었지만 이번에는 제이크 심(심종원·23)이 답입니다.
물론 그리스 신화가 아니라 야구 이야기.
케빈과 제이크의 아버지는 현역 시절 근육질 몸매 덕에 '헤라클레스'로 통했던 심정수(45)입니다.
프로야구 현대 시절 심정수. 동아일보DB
심정수는 2008년 은퇴 후 미국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UCSD)로 건너가 스포츠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공부를 마친 뒤에도 미국에 자리잡고 세 아들을 키웠습니다.
심정수는 2015년 가족과 함께 미국 애리조나 LG 스프링캠프를 찾기도 했습니다.
큰아들 제이크가 근처에서 열리는 클럽 토너먼트 대회에 참가했는데 인근에 LG 캠프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옮긴 것.
심정수는 당시 "내 꿈은 아버지로서 애들이 운동장에서 멋있게 뛰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정수 큰 아들 제이크 심. 미국 애리조나크리스천대 홈페이지
이때 예상 그대로 케빈은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야구 유망주로 자랐습니다.
애리조나크리스천대 4학년인 제이크 역시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고 있습니다.
단, 제이크가 프로야구 선수로 첫걸음을 내딛으려는 곳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입니다.
우투우타였던 아버지와 달리 우투좌타인 제이크는 9월 7일 열리는 해외 출신 선수 트라이아웃(공개선수평가)을 통해 국내 프로팀 스카우트에게 눈도장을 받는다는 계획입니다.
제이크는 대한민국 국적자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등록 이력 없이 해외에서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이런 선수는 별도로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한 뒤 실제로 지명을 받아야 프로야구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2009년 당시 제이크(왼쪽)와 심정수. 동아일보DB
제이크는 한국에 들어 온 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 격리 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이크는 매니지먼트 회사 '해피라이징'을 통해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트라이아웃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정수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야구에 임하는 자세도 좋다"면서 "이번 트래프트 때 좋은 결과를 얻어 본인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제이크는 미국 대학 리그에서 최근 두 시즌 동안 84경기에 출전해 .324/.409/.507, 9홈런, 74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프로야구 2차 신인 지명회의는 9월 21일 개최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