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2017년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 4-7로 뒤지고 있던 5회말 동점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는 휴스턴 3번 타자 호세 알투베(왼쪽).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단언컨대 호세 알투베(30·휴스턴)입니다.


만약, 정말, 만에 하나,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4할 타자가 나온다면 알투베가 주인공일 가능성이 제일 높습니다.


메이저리그 각 팀은 196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시즌에 162경기를 치렀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팀당 60경기씩만 치릅니다.


이렇게 경기 숫자가 37%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테드 윌리엄스(1918~2002) 이후 처음으로 4할 타자가 나올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경기 숫자가 줄어들면 왜 4할 타자 출현 가능성이 올라가는지 통계학적인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R로 4할 타자 출현 확률 알아보기(feat. dbinom(), pbinom())' 포스트가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60경기에서도 타율 4할을 기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윌리엄스는 1941년 143경기에 나와 456타수 185안타로 타율 .406을 기록했습니다.


그 뒤로 지난해까지 78년이 지나는 동안 개막전부터 60경기 동안 4할 타율을 기록한 선수는 7명뿐입니다.


▌개막 후 첫 60경기 4할 타자
 연도  이름  팀  타율
 1948  테드 윌리엄스  보스턴  .412
 1959  행크 애런  밀워키  .402
 1983  로드 커루  캘리포니아  .411
 1994  폴 오닐  뉴욕 양키스  .417
 1997  래리 워커  몬트리올  .417
 1997  토니 그윈  샌디에고  .403
 2008  치퍼 존스  애틀랜타  .409


시작 시기에 관계없이 시즌 도중 60경기 이상 4할 타율을 유지한 선수도 △2003년 앨버트 푸홀스 (40) △2009년 핸리 라미레스(37) △2012년 앤드루 매커친(34) △2016년 조이 보토(37) △2017년 호세 할투베(30) 등 다섯 명이 전부입니다.



사실 ESPN은 트위터를 통해 살짝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알투베는 2016년에도 60경기에 걸쳐 4할 타율을 기록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 시즌 중 60경기 기간 4할 타자
 연도  이름  당시 팀  4할+ 횟수  최고 기간  최고 타율
 2003  앨버트 푸홀스  세인트루이스  5  4.22~6.26  .404
 2009  핸리 라미레스  플로리다  4  6.19~8.28  .410
 2012  앤드루 매커친  피츠버그  4  5.26~8.03  .402
 2016  조이 보토  신시내티  9  7.16~9.19  .419
 2016  호세 알투베  휴스턴  3  6.05~8.13  .403
 2017  호세 알투베  휴스턴  27  5.27~8.04  .422


이 표에 등장하는 '4할+ 횟수'는 60경기씩 나눴을 때 몇 번이나 4할 타율을 기록했는지를 가리킵니다.


이 횟수는 겹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컨대 푸홀스는 2003년 4월 13일부터 6월 18일까지 60경기 동안 타율 .401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17일부터 76일까지도 또 60경기에서 타율 .404를 남겼습니다.


이럴 때는 일부 기간이 겹치기는 하지만 '따로 따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43일부터 102일까지 그리고 44일부터 103일까지 각각 타율 .402를 남긴 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60경기 단위로 따져보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각각 구분했습니다.


이렇게 60경기씩 나눴을 때 언제 최고 타율을 기록했고 그 타율은 얼마였는지를 표로 정리한 겁니다.


말로 하니까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분도 계실 겁니다.


그래서 2017년 알투베가 어떤 기록을 남겼는지 그래프로 준비해 봤습니다.



2017년 알투베는 횟수만 아름다운 게 아니라 최고 기록도 아름답습니다.


1904년 이후 60경기에서 타율 .420 이상을 적이 있는 타자는 2017년 알투베뿐입니다.


물론 이번 시즌 알투베는 당시 알투베와 다릅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가 사용하는 성적 예측 시스템 스티머(Steamer)는 올해 알투베가 타율 .296을 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원래 타격 솜씨가 타율 .296인 타자가 '우연히' 타율 4할을 기록할 확률은 제로(0)에 수렴합니다.


시즌 경기 숫자가 줄어도, 타자가 누구라고 해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한 시즌에 60경기를 치른다고 해도 4할 타자가 나올 확률은 3.4%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4할 타자 출현을 고대하는, 그런 사람이지만, 베팅을 해야 한다면 '나오지 않는다'는 쪽에 돈을 걸겠습니다.


그래도 꼭 한 선수에게 돈을 걸어야 한다면 단연코 알투베를 선택하겠습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 법이니까요.


게다가 알투베는 올해 몸에 맞은 공을 아주 많이 얻어낼 확률이 아주 높으니까 그것도 타율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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