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이번에도 지방판 예비용 기사입니다.
삼성을 5위로 이끈 허삼영 감독. 삼성 제공
"롯데나 한화가 꼴찌는 안 할 겁니다. 삼성이 있으니까요."
한 프로야구 해설위원은 이번 시즌 개막 전 '올해 순위 예측을 해달라'는 요청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 해설위원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야구 전문가가 삼성을 '이빨 빠진 사자'처럼 생각했습니다.
'돌부처' 오승환(38)이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오는 걸 제외하면 특별한 전력 보강 요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2017~2019년 3년 동안 OPS(출루율+장타력) .968을 친 외국인 타자 러프(34)가 빠졌으니 전력이 나빠졌다는 평가를 들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국 무대에서 3년 동안 활약하면서 타율 .313, 86홈런, 350타점을 남김 러프. 삼성 제공
그러나 이 사자 무리는 떼를 지어 야금야금 순위표를 오르면서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삼성은 4일 경기에서 LG를 7-6으로 물리치고 5연승을 기록하면서 29승 24패(승률 .547)로 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습니다.
4위 KIA(27승 22패·승률 .551)에 승률은 뒤지지만 게임차는 없는 상태입니다.
올해부터 이 사자 무리를 지휘하고 있는 허삼영(48) 감독은 거의 모든 경기마다 매번 다른 선발 라인업 카드를 꺼내고 있습니다.
허 감독이 이날까지 53경기를 치르는 동안 사용한 라인업은 총 52개.
딱 두 경기만 라인업이 겹쳤을 뿐 나머지는 계속 타순과 수비 위치를 바꿔 경기를 치르고 있는 겁니다.
팀 | 경기 | 라인업 |
삼성 | 53 | 52 |
한화 | 52 | 49 |
SK | 52 | 47 |
NC | 51 | 46 |
키움 | 53 | 44 |
롯데 | 50 | 43 |
KIA | 49 | 43 |
KT | 52 | 41 |
두산 | 52 | 40 |
LG | 52 | 37 |
평균 | 52 | 44 |
허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쓴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선수를 불러 올렸다면 꼭 기회를 준다'는 원칙을 지키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지금, 여기'에 초점을 맞추고 야수를 기용하다 보니 '무명 선수'가 경기 주인공이 되는 일도 삼성에서는 흔합니다.
4일 경기에서 호수비를 선보인 김지찬(19), 최영진(32) 그리고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낸 김호재(25) 모두 어지간한 '골수 팬'이 아니면 이름도 알기 어려운 선수인 게 사실입니다.
지난해까지 구단 전력분석팀장을 지낸 허 감독은 "아직은 승부를 걸 때가 아니다. 80 경기를 치른 뒤 장마철이 지나면 체력 싸움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선수들을 점검하고 지속성을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