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무관증 경기지만 열심히 응원 중인 프로야구 LG 응원단. 동아일보DB


두산과 LG는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라이벌 관계입니다.


네, LG 팬들은 계속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두산 팬들은 아닙니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2019년 프로 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 보고서'를 8일 내놓았습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8~12월 국내 4대 프로 스포츠(농구 배구 야구 축구) 관람객 3만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그 내용을 정리한 결과물입니다.


이 협회는 프로야구 경기장을 찾은 팬 1만499명에게 '응원팀의 라이벌 팀은 어느 팀이라고 생각하십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각 팀 팬은 중복해서 팀을 선택할 수 있었고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팀당 세 팀씩 라이벌 팀을 공개했습니다.


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쌍둥이가 아니라 네 쌍둥이가 덤벼야 할지 모릅니다.


이 결과를 보면 자신을 LG 팬이라고 밝인 설문 참가자 가운데 69.7%가 두산을 라이벌로 지목했습니다.


당연히 LG 팬이 가장 라이벌로 꼽은 팀이 두산이었습니다.


반면 두산 팬 가운데 LG를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5.2%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많은 두산 팬이 생각하는 라이벌 팀은 SK(70.2%)였고 키움(19.2%)이 그다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LG였습니다.


무관중 상태에서도 응원을 멈추지 않은 SK 응원단. 동아일보DB


그렇다면 SK 팬들 생각은 어땠을까요?


SK 팬들 역시 가장 많은 이들이 두산(70.7%)을 라이벌로 꼽았습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두 팀 팬 모두 70% 이상이 서로를 라이벌로 지목한 건 두산과 SK뿐입니다.


전체 비율로 따졌을 때도 'SK 팬 → 두산'이 1위, '두산 팬 → SK'가 2위였습니다.


이 바로 다음이 'LG 팬 → 두산'이었으니까 LG 팬들 '두산 짝사랑'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왼쪽 반원에 있는 숫자는 위쪽 팀 팬이 아래 쪽 팀을 라이벌로 생각하는 비율이고 오른쪽은 반대입니다.

위쪽 반원에 있는 숫자는 왼쪽 팀 팬이 오른쪽 팀을 라이벌로 생각하는 비율이고 아래는 반대입니다.


위에 있는 그래프를 얼핏 봐도 두산을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는 프로야구 팬들이 많다는 걸 아시겠죠?


실제 사회 연결망 분석 기법(SNA)으로 확인해 보면 두산은 인바운드 '연결 중심성'(degree centrality)이 가장 높은 팀이었습니다.


거꾸로 나머지 9개 팀 팬 가운데 그 누구도 한화를 라이벌 3위 안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한화는 이 중심성이 제로(0)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한화 팬덤에서 라이벌로 꼽은 것도 △롯데 28.3% △삼성 16.4% △KIA 12.2%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선수단 관점에서 보면 이게 별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마케팅 차원에서는 좀 심경을 써야 하는 게 아닌지 의문입니다.


아, 이 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후원했으며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0.55%포인트였습니다.


참고로 지난해에도 같은 조사가 있었습니다.


지난해에는 'LG 팬 → 두산' 65.7%, '두산 팬 → LG' 19.7%로 46%포인트 차이였습니다.


올해는 54.5%포인트로 차이가 더욱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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