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반 시즌 만에 한국전력을 떠난 구본승.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신인왕 1순위로 손꼽히던 구본승(23)이 시즌 도중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구본승은 지난달 3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배구는 단체 생활이고 단체 운동인데 어렸을 때부터 적응을 잘 못했던 것 같다"며 "지금까지 쌓아온 것들을 저버리고 싶을 만큼 힘들었다"고 코트를 떠나기로 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구본승은 "후회는 안 한다"면서도 "잠시 떠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팬들에게 "항상 한국전력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라. 나는 떠나지만 진짜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 그리고 팀 동료였다"고 당부했습니다.
한국전력은 이날 KB손해보험을 상대로 의정부 방문 경기 일정을 소화했지만 구본승은 팀과 함께 체육관에 오지 않았습니다.
경희대를 졸업한 구본승은 2019~2020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3라운드 1순위로 한국전력 지명을 받아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19경기 56세트에 출전해 166득점(공격 성공률 48.4%)을 기록하면서 삼성화재 정성규(22), 현대캐피탈 구자혁(22) 등을 제치고 신인왕 경쟁에서 제일 앞서 나가던 상태였습니다.
입단 반 시즌 만에 한국전력을 떠난 구본승.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단, 코트 바깥에서는 팀 적응에 애를 먹었습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구본승이 최근 합숙소를 무단 이탈해 근신 징계를 내렸다. 이에 은퇴 쪽으로 마음이 기운 모양이다. 현재 짐을 모두 정리해 합숙소에서 나간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구본승과 그 동안 수 차례 면담하며 설득하고 심리 치료사를 초빙해 상담도 했다. 그러나 태도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징계를 피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음주 중 구단 차원에서 구본승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재능이 아까운 선수인 만큼 실업리그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