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 동아일보DB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블랙 맘바' 코비 브라이언트(42)가 헬기 추락 사고로 26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났습니다.
같은 헬기에 타고 있던 둘째 딸 지안나(14)도 나머지 탑승객 7명과 함께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해 12월 29일 LA 레이커스 안방 구장 스테이플스 센터를 찾은 브라이언트 부녀. LA=로이터 뉴스1
브라이언트는 미국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 선수 시절부터 교통 체증을 피하려고 헬기를 이용해 이동했습니다.
브라이언트는 이날도 S-76 헬기를 타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자택을 출발해 사우전드 오크스에서 운영하던 맘바 스포츠 아카데미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브라이언트 부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 아카데미에서 감독과 선수로 농구 경기에 참여할 예정이었습니다.
사고 헬기 운행 경로. 자료: 플라이트레이더24
헬기는 LA 도심에서 북서쪽으로 약 65㎞ 떨어진 칼라바사스에 추락했습니다.
알렉스 빌라누에바 LA 카운티 보안관은 "헬기 추락 직후 신속대응팀이 출동했지만 생존자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교통안전위원회(NTSB)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브라이언트가 타고 있던 헬기 추락 현장. 칼라바사스=AP 뉴시스
브라이언트는 말이 따로 필요없는 NBA 전설.
브라이언트는 1996년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때 전체 13순위로 샬럿에서 지명을 받으면서 NBA 무대에 입성했습니다.
단, 지명 이후 곧바로 레이커스에서 블라디 디박(52)을 내주는 조건으로 그를 데려오면서 브라이언트는 레이커스 선수로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이후 2015~2016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때까지 20년 동안 레이커스에서만 뛰었습니다.
이 20년 동안 브라이언트는 레이커스에서 다섯 번(1999~2000, 2000~2001, 2001~2002, 2008~2009, 2009~2010) 우승 트로피를 안겼습니다.
2009~2010 시즌 챔피언결정전 7차전 승리 뒤 기뻐하는 코비 브라이언트. 동아일보DB
개인적으로는 2007~2008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혔으며 2008~2009, 2009~2010 챔피언결정전 MVP 역시 브라이언트였습니다.
브라이언트는 또 18번 올스타전에 출전했고 그 가운데 네 차례(2001~2002, 2006~2007, 2008~2009, 2010~2011)는 MVP로 이름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브라이언트는 마지막으로 NBA 코트를 밟은 2016년 4월 13일 안방 경기에서 60점을 넣으면서 당시 기준 역대 3위였던 3만3643점을 올린 뒤 유니폼을 벗었습니다.
2017년 12월 19일 열린 영구 결번 행사에 참석한 브라이언트 가족. LA=로이터 뉴스1
브라이언트는 데뷔 첫 10년은 등번호 8번, 이후 10년 동안은 24번을 선택했는데 구단은 두 번호를 모두 영구 결번 처리했습니다.
이렇게 한 선수가 사용한 등번호 두 개를 한 구단에서 동시에 영구 결번 처리한 건 NBA 역사상 브라이언트가 처음이었습니다.
브라이언트는 또 2008년 베이징(北京),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습니다.
샤킬 오닐(48)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조카딸 지안나와 내 동생 코비를 잃은 슬픔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닐과 브라이언트는 1999~2000 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LA 레이커스에 래리 오브라이언 트로피를 안긴 '명콤비'였지만 동시에 코트 안팎에서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이는 '앙숙'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나이를 먹은 다음에는 '이제 싸우기에는 너무 늙었다'면서 앙금을 털어낸 두 선수였습니다.
브라이언트가 코트가 없다는 것도 아직 믿기 힘든데 세상을 떠났다니 정말 기분이 이상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