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무대에서 활약 중인 홀리데이 삼형제. 왼쪽부터 즈루, 애런, 저스틴. 뉴올리언스=AP 뉴시스
안방 팀 뉴올리언스와 인디애나가 맞붙은 미국프로농구(NBA) 경기가 열린 28일(이하 현지시간) 스무디킹 센터.
3쿼터 종료를 4분 54초 남긴 상황에서 네이트 맥밀런 인디애나 감독은 도만타스 사보니스(23)를 빼고 저스틴 홀리데이(30)를 투입했습니다.
이미 코트 위에는 즈루 홀리데이(29·뉴올리언스)와 애런 홀리데이(23·인디애나)가 뛰고 있던 상황.
그저 성(姓)만 같은 게 아니라 이들은 형제사이였습니다.
NBA 경기에서 삼형제가 동시에 코트에 나선 건 이날 이들이 처음이었습니다.
이날 즈루와 애런은 선발 출장했고 저스틴은 경기 시작 후 7분 47초가 지났을 때 역시 사보니스와 교체해 코트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삼형제가 같은 경기에서 뛴 첫 번째 기록도 남겼습니다.
아버지 숀 씨와 어머니 토야 씨도 연말 휴가 기간을 맞아 이날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애리조나주립대에서 농구 선수로 뛰었던 숀 씨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정말 놀라운 일"이라며 감격해 했습니다.
고명딸 로렌과 홀리데이 삼형제. 셋째인 로렌 역시 대학 시절까지 농구 선수로 뛰었습니다.
뉴올리언스에 120-98 승리를 안긴 즈루는 "삼형제가 함께 코트를 누빈 건 아주 멋진 일이었다"면서 "언젠가는 셋이 한 팀에서 뛰게 될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즈루는 둘째지만 NBA 무대에는 제일 먼저 들어왔습니다. 즈루는 로스앤젤레스캘리포니아대(UCLA)에서 2년을 보낸 뒤 2009 신인 드래프트 때 전체 17위로 필라델피아에서 지명을 받으면서 NBA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반면 한 살 형인 저스틴은 워싱턴대를 졸업한 데다 벨기에 리그에 이어 마이너리그 격인 G리그까지 거치고 나서야 10일짜리 계약을 맺고 NBA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습니다. 2012~2013 시즌 저스틴이 처음 몸담았던 NBA 팀도 필라델피아였습니다.
그러니까 둘은 그 시즌 같은 팀에서 뛰었던 것. 이후 즈루는 뉴올리언스로 팀을 옮겼고, 저스틴은 팀에서 방출당한 뒤 헝가리 리그로 향하면서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Family time for the Holidays!
— NBA (@NBA) 2019년 12월 29일
First instance in @NBAHistory that three brothers have played in the same game. pic.twitter.com/hsNnHnpeb0
이후 세월이 흘러 애런이 2018 드래프트 때 전체 23위로 인디애나에서 지명을 받으면서 세 형제가 모두 NBA에서 뛰게 됐습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저스틴은 올해 7월 31일 인디애나와 계약하면서 "동생이 뛰는 팀이라는 것도 인디애나를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애런은 "형들과 함께 뛰었다는 사실만으로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참고로 메이저리그에서는 삼형제가 좌익수-중견수-우익수로 나란히 출전한 적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