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자축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 대학럭비협회 제공
한국 럭비가 2020 도쿄(東京) 올림픽 본선 무대를 향합니다.
한국 남자 럭비 대표팀은 24일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아시아 지역 예선 결승에서 홍콩에 12-7 역전승을 거두고 딱 한 장 걸려 있던 도쿄행 티켓을 거머쥐웠습니다.
럭비 본고장 영국 출신이 즐비한 홍콩은 대회 기간 내내 차원이 다른 '레베루'를 선보였습니다.
9개 나라가 참가한 이번 대회 1번 시드를 받은 홍콩은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말레이시아를 54-0으로 꺾었고 이어 대만을 52-0으로 물리치고 준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준준결승에서 아프가니스탄을 38-0으로 따돌린 홍콩은 준결승에서 필리핀에 26-0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결승까지 4경기를 치르면서 170점을 올리는 동안 단 1점도 내주지 않은 것.
결승에서도 홍콩은 경기 종료 1분 54초 전까지 한국에 7-0으로 앞서 있었습니다.
그러나 박완용(35·한국전력)이 트라이(미식축구:럭비=터치타운:트라이)에 성공하면서 무실점 기록이 깨졌고 이성배(29·한국전력)가 컨버전킥으로 보너스 2점을 보태면서 7-7 동점이 됐습니다.
두 팀은 결국 7-7 동점 상황에서 서든 데스 방식으로 진행하는 연장전을 시작했습니다. 연장전 종료 34가 남은 상황에서 장용흥(26·일본 NTT)이 인골지역 바닥에 공을 찍으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Seongmin Jang with a piece of history for Korea! They are off to the Olympics! @worldrugby7s @Tokyo2020jp pic.twitter.com/sHtATIM7vE
— Asia Rugby (@asiarugby) 2019년 11월 24일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본 세미프로 리그(톱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불러 모아 전력을 끌어올렸습니다. 대회가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꼭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했던 것.
서천오 한국 감독(상무)은 "짧은 기간 호흡을 맞추면서 '원 팀'으로 뛰어준 모든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이제 본선행 티켓을 따냈으니 올림픽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원래 올림픽에서는 1900년 파리, 1908년 런던, 1920년 안트베르펜, 1924년 파리 대회 때 럭비 유니온(15인제) 럭비 경기를 치렀습니다.
그 뒤 럭비는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췄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때 7인제 럭비가 정식 종목이 되면서 96년 만에 올림픽 럭비가 부활했습니다.
리우 대회 때는 아시아 최강 일본이 아시아 대표로 참가해 4위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은 개최국 자격으로 도쿄 올림픽 본선에 자동 진출하기 때문에 이번 예선에는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15인제 럭비는 전·후반 각 40분, 하프타임 10분 등 한 경기가 끝나는데 90분이 걸리지만 7인제는 전·후반 7분에 하프타임도 1분밖에 되지 않아 15분이면 한 경기가 끝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