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와 손을 잡습니다.
IOC는 에어비앤비와 올림픽 파트너(TOP·The Olympic Parter) 계약을 맺었다고 18일 발표했습니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 9년입니다. 이 기간 올림픽은 △2020 도쿄(東京) △2022 베이징(北京) △2024 파리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2028 로스앤젤레스(LA) 등 총 5개 대회가 열립니다.
이 5개 대회가 각각 끝나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설을 활용해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도 열립니다. IOC는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와 협력해 패럴림픽 참가 인원에게도 에어비앤비에서 제공하는 서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에어비앤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물론 숙박입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에어비앤비에서 선수촌이 담당하던 선수 숙박 기능을 대체하는 건 아니다"면서 "관람객, 선수 가족, 심판진 및 참가 단체 임원 등에게 숙박 시설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이번 계약을 맺게 됐다. 개최 도시는 호텔 건설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흰 코끼리' 탈피?…IOC 올림픽 개최지 선정 방식 손본다" 포스트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IOC는 올림픽을 '흰 코끼리'로 생각하는 여론을 불식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개최 비용을 줄여주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도록 분산 개최를 허용했습니다. 그 전까지 올림픽은 반드시 한 도시에서 치러야 했습니다.
IOC는 이번에는 아예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개최 도시에 숙박 시설 건설 비용을 줄여주는 건 물론이고 시민들에게 '올림픽 기간 에어비앤비로 돈 벌 수 있게 해줄게'하고 선언한 겁니다. (사실 올림픽 기간에 이미 이렇게 돈을 버는 이들이 있었는데 이를 양지로 끌어올린 측면도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선수촌은 기본적으로 '택지 개발 사업'에 가깝습니다. 돈이 된다는 뜻이죠. 그러니 선수촌은 건드리지 않는 대신 나머지 숙박 문제에서 돌파구를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 게비아 에에비앤비 공동 설립자(왼쪽)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IOC 제공
조 게비아 에어비앤비 공동 설립자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이 올림픽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개최 도시도 계속 살아 숨쉬는 유산(legacy)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 TOP는 IOC에 기술적, 재정적 도움을 주는 대신 올림픽 마케팅 독점권을 얻는 회사를 뜻합니다. '맥도날드 빠진 올림픽 그리고 평창, 도쿄, 베이징' 포스트에서 인용하면:
올림픽 헌장 40조는 TOP와 대한체육회 같은 각 국가별 올림픽 위원회(NOC) 후원사가 아니면 올림픽을 주제로 마케팅을 벌이지 못하도록 못 박고 있습니다. (넓은 의미로) 올림픽 스폰서가 아닌 회사는 올림픽 로고나 오륜기가 들어간 광고 등을 만들면 안 되는 걸 물론 올림픽을 상징하는 낱말을 마케팅에 활용해서도 안 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만약 2032년 올림픽을 정말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 개최한다면 에어비앤비는 북한에서 어떤 마케팅을 벌여야 할까요? 물론 그 전에 현재 계약이 끝나지만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