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클리블랜드 수비수 마일스 개럿(오른쪽)이 피츠버그 선수들을 향해 헬멧을 휘두르는 모습. 클리블랜드=로이터 뉴스1


앞으로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난투극 역사를 논할 때 쉽게 빠지지 않을 장면이 나왔습니다.


클리블랜드는 14일(현지시간) 안방 구장 퍼스트에너스 스타디움으로 피츠버그를 불러들여 '서즈데이 나이트 풋볼' 경기를 치렀습니다.


경기 종료 8초를 남기고 클리블랜드가 21-7로 앞서 있던 상황. 클리블랜드 수비수 마일스 개럿(24)이 피츠버그 쿼터백 메이슨 루돌프(24)를 향해 달려 들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상황.


문제는 이미 패스를 마친 뒤에도 개럿이 루돌프를 풀어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했고 루돌프가 먼저 개럿의 헬멧을 벗기려 들었습니다.


루돌프는 결국 빈손으로 물러났지만 이제 거꾸로 개럿이 루돌프의 헬멧을 손에 넣었습니다. 개럿은 이 헬맷을 휘둘러 루돌프의 머리를 때렸습니다.


그러자 싸움을 말리고 있던 피츠버그 센터 마우어키스 파운시(30)가 개럿을 때려 눕히면서 벤치 클리어링 상황으로 번졌습니다.



결국 심판진은 개럿, 파운시 그리고 클리블랜드 수비수 래리 오건조비(25)에게 퇴장 명령을 내리면서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개럿은 경기 후 "아주 크게 실수했다. 평점심을 잃었다. 많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욱하는 성질을 참지 못하고 바보 같은 일을 저질렀다. 내일 팀 동료들에게도 사과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번 출신인 개럿은 거친 플레이 때문에 NFL 사무국으로부터 올 시즌에만 세 차례 재제금을 부과 받은 전과(?)가 있는 상태. 이번에는 벌금으로 끝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피츠버그에서 14년 동안 뛰었던 제임스 해리슨(41)은 "경기장 바깥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최소 징역 6개월을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폭력 피해자(?) 루돌프는 "개럿이 3류 양아치처럼 아주 비겁하게 행동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이 블로그에 '충돌, 풋볼의 매력'이라는 포스트에 이렇게 썼습니다.


사실 풋볼은 무식하거나 폭력적이지 않다. 풋볼은 오히려 '절제'의 미덕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도전'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헌신'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주는 세련된 종목이다. '자기희생'이 무엇이며 '협력'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도 우리에게 잊지 않고 일러준다.


어쩌면 모든 스포츠가 그렇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사실이 그럴 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경기 내내 공을 단 한 번도 만지지 않는 선수들이 즐비한 구기 종목은 그리 흔치 않다. 게다가 그들이야 말로 '충돌'을 통해 팀을 지켜내지만, 크게 주목받지도 못한다.


어쩌면 그것이야 말로 가장 풋볼답다. 남을 부숴야만 하지만 부순 상대에게 경의를 표해야 하는 충돌. 자기 일을 제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해도 결국 스포트라이트는 남의 것이라는 사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무너져서는 안 되는 거친 절박함.


그러나 이날 클리블랜드에서 개럿은 확실히 무식하고 폭력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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