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올해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은 카일러 머리(22)에게 선물 상자를 하나 보냈습니다.
이 상자 안에 들어 있는 건 (당연히)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이었습니다. 축구협회는 안방(빨간) 유니폼에는 영어로, 방문(하얀) 유니폼에는 한글로 이름을 써서 머리에게 보냈습니다.
※영어 이름 'Murray'를 대부분 한글로 '머레이'라고 적으실 테고 축구협회에서도 그렇게 썼지만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Murray는 '머리'로 쓰는 게 맞습니다.
머리는 지난달 8일(현지시간) 안방 구장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로스앤젤레스(LA)를 상대로 시범경기를 치른 뒤 한국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섰습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카일러 머레이. 글렌데일=AP 뉴시스
이 블로그에 처음 머리 이야기를 썼을 때 말씀드린 것처럼 머리는 외할머니가 한국 사람입니다.
한국인 외할머니와 흑인 외할아버지 사이에서 어머니 미선 씨(45)가 태어났고, 결혼 후 '미시'로 이름을 바꾼 어머니와 NFL 샌프란시스코에서 쿼터백으로 뛰었던 아버지 케빈 씨(55) 사이에서 머리가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머리는 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자기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소식을 접하고 우리도 깜짝 놀랐다. 생각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인데 협회로서도 감사한 일"이라면서 "마음을 전할 길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머리에게 대표팀 유니폼을 비롯해 몇몇 기념품이 담긴 선물을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선물 상자 안에 홍명보 전무이사가 쓴 편지도 함께 넣었다. 만약 한국을 방문할 일이 있으면 협회와 만나 뜻깊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뜻을 담았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머리는 이번 시즌 세 경기에 모두 선발 쿼터백으로 출전했지만 1무 2패로 아직 팀에 승리를 선물하지 못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