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역시 예상 그대로였습니다. 미국 오클라호마대 쿼터백 카일러 머리(22·사진 맨 앞)가 2019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신인 지명회의(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게 됐습니다.

 

이로써 머리는 메이저리그와 NFL 신인 드래프트에서 모두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첫 번째 선수로 미국 프로 스포츠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습니다. 머리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때도 전체 9위로 오클랜드에서 지명을 받았습니다.

 

그냥 지명만 받은 게 아니라 입단식에 참석해 계약서에 사인을 했고 전체 사이닝 보너스(계약금) 466만 달러(약 50억2000만 원) 중 150만 달러(약16억1700만 원)도 먼저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NFL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낸 제일 큰 이유는 역시 돈. 오클랜드는 계약금 466만 달러와 별개로 현금 1400만 달러(약150억8800만 원)를 주겠다며 머리를 설득했지만 NFL 진출 쪽으로 기운 마음을 되돌리지는 못했습니다. 

 

지난해 NFL 드래프트 때 전체 1순위를 받은 베이커 메이필드(24·클리블랜드·쿼터백)는 계약금 2185만 달러(약 235억4800만 원)를 비롯해 총액 3268만 달러(약 352억2000만 원)에 계약을 맺었습니다. 오클랜드에서 1400만 달러를 추가로 준다고 해도 75.1% 더 많은 금액입니다.

 

같은 드래프트 때 전체 8순위로 뽑힌 로쿠안 스미스(22·라인배커)가 시카고에서 받은 전체 금액이 1845만 달러(약 198억8400만 원)였습니다. 머리로서는 8순위 안에만 들면 오클랜드에서 제안받은 것보다 더 큰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던 상황.

 

머리는 지난해 대학 최고 미식축구 선수가 받는 하이즈먼 트로피와 대학 최고 쿼터백이 받는 데이비 오브라이언 상을 모두 탔기 때문에 8순위 이내에 드는 게 불가능한 목표만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실제로는 전체 1순위를 받았기 때문에 이제는 지난해 메이필드보다 더 큰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됐습니다.

 

지난해 1순위 메이필드 역시 오클라호마대에서 뛰었고, 2017년 하이즈먼 트로피 수상자였습니다. 오클라호마대 관점에서 보면 2년 연속으로 하이즈먼 트로피 수상자이자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배출한 것. 메이필드 역시 트위터를 통해 격하게 축하 인사를 전했습니다.

 

 

머리는 드래프트 직후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어릴 적부터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머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던 쿼터백 출신 아버지 케빈 씨(55)와 어머니 미선 씨(45)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한국계 미국인. 머리의 외할머니가 한국인이고 외할아버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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