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양팀 최다인 29점을 올렸지만 팀 배패를 막지 못한 미국 대표 도너번 미첼. 둥관=로이터 뉴스1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이끄는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또 다시 무릎을 꿇었습니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1위 미국은 11일 중국 둥관(東莞) 농구센터에서 열린 2019 중국 FIBA 월드컵 8강전에서 3위 프랑스에 79-89(18-18, 21-27, 27-18, 13-26)로 패했습니다.


미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 FIBA 주관 경기에서 패한 건 2006년 일본 세계선수권대회(현 월드컵) 준결승전 이후 이번이 59경기 만에 처음입니다.


미국은 당시 준결승전에서 그리스에 95-101로 패한 뒤 3·4위전에서 아르헨티나를 96-81로 꺾은 걸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 2010년 터키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스페인 월드컵,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 13년 동안 5개 메이저 대회를 치르면서 한번도 패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회 때도 8강 전까지 1, 2차 조별리그 5경기에서 모두 이기면서 연승 숫자는 58까지 늘었지만 이날 패배로 기록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첫 줄에 '또 다시'라고 쓴 건 이번 대표팀을 꾸린 뒤 평가전에서는 패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표팀은 지난달 24일 호주 멜버른 마블 스타디움에서 안방 팀 호주(11위)와 평가전을 치러 94-98로 패했습니다. 이 경기 전까지 미국은 연습 경기를 포함해 78연승을 내달리던 상태였습니다.


이후 미국은 호주 시드니에서 캐나다를 84-68로 꺾으면서 평가전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번 대회가 열리는 중국으로 옮겨 조별리그 5경기에서 승리한 뒤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이번 미국 대표팀이 약한 제일 큰 이유는 역시 스타 선수 부족. 월드컵 대표 선수 12명 가운데 2018~2019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 출전한 건 켐바 워커(29·보스턴)와 크리스 미들턴(28·밀워키) 두 명뿐이었습니다. 참고로 3년 전 리우 올림픽 때는 9명이 2015~2016 올스타전 멤버였습니다.


미국은 대신 도너번 미첼(23·유타), 제이슨 테이텀(21), 제일런 브라운(23·이상 보스턴) 같은 젊은 선수를 앞세웠지만 세계 정복을 노리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프랑스 골밑을 든든하게 지킨 '에펠탑' 뤼디 고베르(27번). 둥관=로이터 뉴스1 


이날 프랑스에 승리를 선물한 일등공신은 센터 뤼디 고베르(27·유타). 최근 두 시즌 동안 NBA 올해의 수비 선수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고베르는 이날 21득점, 16리바운드, 3블로킹, 2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백보드를 지배했습니다.


에반 포니에(27·올랜도)가 고베르보다 1점 많은 22득점으로 프랑스 선수 가운데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두 시즌 동안 NBA에서 뛴 적이 있는 난도 드 콜로(32·페네르바흐체)가 18점, 프랭크 릴리키나(21·뉴욕)가 11점을 보탰습니다.


미국은 12일 세르비아(4위)와 5~8위 결정전을 치르고, 프랑스는 다음날 아르헨티나(5위)와 4강에서 맞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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