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부상으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아가메즈(가운데)와 가족.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가 아가메즈(34·콜롬비아)와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허리 부상 때문입니다. 반면 아가메즈 쪽에서는 "내 허리는 멀쩡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아가메즈가 (1일) 입국 때부터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5일 대표팀과 연습 경기를 치른 뒤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허리 디스크 파열 진단을 받았다"면서 "한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고 다른 병원에서는 주사 치료도 가능하지만 훈련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16일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미 신영철 감독이 아가메즈와 만나 '새 시즌에 함께 하기 어렵게 됐다'는 이야기를 나눈 상태"라며 "(2008년) 창단 후 처음으로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해 재계약했고 아가메즈도 '새 시즌에는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 우승에 앞장 서겠다'고 다짐했는데 아쉽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팀에서 세계 3대 공격수라고 자평하던 현대캐피탈 시절 아가메즈(오른쪽). 동아일보DB
아가메즈는 2013~2014 시즌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V리그 무대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그다음 시즌 부상으로 한국 무대를 떠났던 아가메즈는 2018~2019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우리카드에서 전체 1순위로 이름을 부르면서 다시 한국 땅을 밟았습니다.
지난 시즌 아가메즈는 득점 2위(879점)에 이름을 올린 건 물론 리더십 측면에서도 '우리 아가메즈가 달라졌어요'를 찍으면서 우리카드를 '봄 배구'로 이끌었습니다. 2019~2020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5순위 지명권을 받은 우리는 그와 재계약하는 걸 선택했지만 부상으로 새 시즌을 함께 맞을 수 없게 됐습니다.
구단에서는 이렇게 아름답게 이별한 것처럼 설명했지만 아가메즈 가족은 생각이 달랐습니다. 아내 줄리 씨는 인스타그램에 남편 등(허리)이 춤을 출 수 있을 만큼 멀쩡하다고 강조하는 동영상을 올렸습니다.
이 동영상이 퍼지면서 아가메즈가 한국 무대를 떠나기로 한 데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이냐는 루머도 퍼지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한 배구계 인사는 "한국 무대를 떠난 이후 팀을 구할 때를 대비해 올린 영상 아니겠냐"고 평했습니다. 현재 줄리 씨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바꾼 상태입니다.
한편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에 따라 우리카드는 2018~2019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참가자 가운데서만 대체 선수를 영입할 수 있습니다. 아직 시즌 개막 전이기 때문에 우리카드에서 이번에 새로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도 교체 기회는 줄어들지 않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