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당구 여신' 차유람(32·사진)도 '당구 여제' 김가영(36)과 같은 길을 걷게 됐습니다. 포켓볼에서 3쿠션으로 종목을 바꾸고 여자프로당구(LPBA)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것.


프로당구협회(PBA)는 "LPBA 2차전 '신한금융투자 LPBA 챔피언십' 와일드카드(초청 선수)로 포켓볼 선수 차유람과 김가영을 확정했다"고 10일 발표했습니다.


차유람은 2006 도하, 2010 광저우(廣州) 아시아경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출신으로 김가영과 함께 한국 여자 포켓볼을 대표하던 선수. 2015년 결혼과 함께 큐를 내려놓았고 딸 한나 양(4)과 아들 예일 군(1)을 출산한 뒤로는 당구보다 육아에 더 힘썼습니다.


차유람은 "당구와 육아를 병행하려면 해외가 주무대인 포켓볼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는 무리"라고 종목 변경 이유를 설명하면서 "재작년부터 국내 3쿠션 대회 출전을 준비했는데 딸에 이어 아들까지 태어나는 바람에 데뷔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차유람은 선수보다 먼저 PBA 홍보대사 자격으로 3쿠션 무대에 데뷔했습니다. 차유람은 4월 PBA 출범을 앞두고 열린 이벤트 경기 '슈퍼매치'에 하비에르 팔라존(31·스페인)과 조를 이뤄 출전하면서 3쿠션 경기 모습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PBA 관계자는 당시 "차유람이 포켓볼에서 3쿠션으로 전향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평했고, 차유람은 "일주일에 세 번, 하루에 3, 4시간씩 연습하고 있다. 올해 안에 공식 경기에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차유람이 말했던 공식 경기가 바로 이번 대회입니다. 차유람은 "오래만에 대회 출전을 앞두고 많이 긴장되고 설렌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이나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린다"고 출전 소감을 밝혔습니다.



김가영은 이번이 두 번째 LPBA 출전입니다. 김가영은 LPBA투어 개막전이었던 파나소닉 오픈에 출전해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습니다. 이 대회 출전으로 대한당구연맹으로부터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LPBA투어 출전 의사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김가영은 "첫 대회보다 더 발전된 모습으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PBA는 전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3쿠션 프로 리그로 대한당구연맹은 물론 세계당구연맹(UMB)과도 갈등 관계입니다. (UMB는 3쿠션이나 4구 같은 캐럼 당구를 대표하는 단체로 세계캐럼연맹이라고 번역하기도 합니다.) UMB는 PBA투어 또는 LPBA투어 참가 경험이 있는 선수는 UMB 주관 대회에 3년간 출장 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대한당구연맹에서 김가영을 자격 정지 처리한 것 역시 이에 보조를 맞춘 조치입니다.



UMB 징계를 두려워하지 않는 건 원래 3쿠션 선수인 이미래(23)도 마찬가지. 이미래는 2016년, 2017년 2년 연속으로 UMB 세계여자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당구계 김연아'라는 별명을 얻은 선수입니다.


차유람과 김가영은 그래도 초청 선수 신분이지만 이미래는 아예 LPBA 등록 선수입니다. UMB 관점에서는 '확신범'인 셈. 이미래는 "훗날 여자 프로 투어 초석을 닦은 선수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신한금융투자 챔피언십은 22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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