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테니스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오사카 나오미(大坂なおみ·22·일본)가 메이저 대회 3회 연속 우승에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US 오픈, 올해 호주 오픈 챔피언인 오사카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 오픈 3회전에서 카테리나 시니아코바(23·체코·42위)에게 0-2(4-6, 2-6)로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1, 2회전 모두 1세트를 내준 뒤 역전승을 거둔 나오미는 이날도 2세트 초반 게임 스코어 2-1로 앞서 나갔지만 이후 5게임을 내리 빼앗기면서 1시간 17분 만에 현재 복식 랭킹 1위인 시나이코바에게 경기를 내줬습니다.


여자 복식 1위 선수가 단식 1위를 메이저 대회에서 꺾은 건 1987년 US 오픈 결승전 이후 이번이 처음. 당시에는 복식 1위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63·미국)가 단식 1위 슈테피 그라프(50·독일)를 2-0(7-6, 6-1)로 물리쳤습니다.



물론 시나이코바(사진)를 고향 선배(?)인 나브라틸로바와 직접 비교하기는 무리. 나브라틸로바는 총 332주 동안 단식 랭킹 1위를 지켰던 선수지만 시나이코바는 현재까지 31위가 개인 최고 랭킹입니다. 시나이코바가 메이저 대회에서 단식 4회전(16강)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시나이코바는 "단식에서 이런 무대가 낯선 건 사실이지만 복식에서는 큰 경기를 많이 치러봤다. 그 경험이 신체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 "오사카가 1, 2라운드 때 부진한 걸 보고 내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인생사라는 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시나이코바는 지난해 프랑스 오픈 때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24·체코·단식 127위)와 짝을 이뤄 여자 복식 정상에 올랐지만 올해는 1라운드에서 나디아 키체노크(27·우크라이나)-아비가일 스피어스(38·미국) 조에 0-2로 패하면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오사카에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혼자만 조기탈락한 게 아니라는 점.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7·체코·2위), (제가 우승 후보로 점찍었던) 키키 베르턴스(28·네덜란드·4위), 앙겔리크 케르버(31·독일·5위) 등 랭킹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 중 4명이 탈락했습니다. 호주 오픈 결승전 때 오사카와 랭킹 1위 자리를 두고 맞붙었던 페트라 크비토바(29·체코·6위)도 1회전을 앞두고 기권한 상태.


'디펜딩 챔피언' 시모나 할레프(28·루마니아·3위)가 살아 있지만 할레프는 이번 대회서 우승하지 못하면 랭킹 포인트가 깎이기 때문에 랭킹 1위 자리를 위협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오사카는 이번 대회가 끝난 뒤에도 계속 1위 자리를 지키게 됐습니다.


오사카는 올 1월 호주 오픈 우승 뒤 샤샤 바인(35) 코치와 결별했습니다. 그 뒤로 우승은커녕 결승전에도 한번 오르지 못한 상태. 잔디 코트 시즌에는 해법을 찾아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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