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세계 최고 농구 선수는 누구일까요? 이 질문에 스테픈 커리가 아니라 르브론 제임스(35·LA 레이커스)라고 답하시는 분이 제일 많으실 터.


그러면 배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는 누구일까요? 이번에는 윌프레도 레온(26)이 제일 정답에 가까울 겁니다.


쿠바에서 태어난 레온은 만 14세 10개월이던 2008년 5월 24일(이하 현지시간)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를 통해 세계 무대에 첫 선을 보였습니다. 이듬해(2009년) 월드리그에서도 레온은 여전히 최연소 선수였지만 대회 최고 서버로 꼽히는 데는 나이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레온은 쿠바가 은메달을 딴 2010년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주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쿠바 배구 대표팀 역사상 최연소(만 17세) 주장이 레온입니다. 2011년 월드리그 대륙간 라운드에서 한국이 27년 만에 쿠바를 물리쳤을 때 쿠바 대표팀 주장도 레온이었습니다.


쿠바 대표팀 시절 윌프레도 레온. 국제배구연맹(FIVB) 제공


그러나 2012년 월드리그를 마지막으로 레온은 7년 동안 쿠바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해외 진출. 레온은 쿠바를 떠나 해외 리그에서 뛰면서 돈을 벌고 싶어했지만 쿠바배구협회에서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레온은 나중에 아내가 되는 여자친구 말고르자타 그론코우스카를 찾아 2013년 4월 폴란드로 건너왔습니다. 해외 리그 진출을 꿈꾸는 많은 쿠바 선수들처럼 망명을 선택한 것.


그러자 쿠바배구협회는 레온에게 4년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보통 이런 선수는 2년 자격 정지를 받는 걸 생각하면 이례적인 조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뒤 레온은 러시아 리그 VC 제니트 카잔을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4연패로 이끌면서 전 세계에서 제일 몸값 비싼 배구 선수가 됐지만 여전히 국가대항전에는 출전할 수 없었습니다.


그건 레온이 2015년 폴란드 국적을 취득한 다음에도, 쿠바배구협회에서 내린 징계가 끝난 2016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적을 바꾼 선수가 다른 나라 대표 선수로 뛰려면 3년이 지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달리 말씀드리면 올해 드디어 이 모든 징계가 끝이 납니다.  


2일 해외 배구 소식을 전하는 '발리우드'에 따르면 레온은 자기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2019년 폴란드 대표팀 승선 소식을 전했습니다.  



폴란드는 FIVB 랭킹 4위인 배구 강국.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결승전에서 브라질(1위)를 3-0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습니다.


올해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비롯해 2020 도쿄(東京) 올림픽 예선, FIVB 월드컵, 유럽선수권대회 등 굵직한 대회서 우승을 노리고 있는 상황.


과연 레온은 언제 어느 때 다시 국가대항전에 모습을 드러내게 될까요? 그리고 그가 합류한 폴란드는 또 얼마나 강한 면모를 자랑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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