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가만히 당하고 있을 '빌리 장석'이 아니었습니다. 이장석 프로야구 키움 전 대표(53·사진)가 감옥 안에서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감사위원회 구성을 파투(破鬪) 내겠다는 것.
키움을 운영하는 ㈜서울히어로즈도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주식회사이기 때문에 상법에 따라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위원회) 등 3개 기관을 갖춰야 합니다. 그런데 이 회사 감사 자리는 2017년 이후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 전 대표를 제외한 주주들은 새 감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임시 주총을 열어달라고 요청했지만 회사는 거부했습니다. 이에 이들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주총 소집을 명령했습니다.
이 주총은 28일 열리게 되며 허민 이사회 의장(43)은 이 자리에서 감사위원회를 설치 안건을 통과시키고 본인과 김종백 미국 변호사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허민 #키움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본인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감사위원회를 꾸리고, 하송 전 고양원더스 단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팀 내 영향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https://t.co/j1dS66ccYR pic.twitter.com/6CtKefXfFb
— sportugese (@sportugese) March 18, 2019
그러자 ㈜서울히어로즈도 이날 법원 명령으로 열리는 주총이 끝나면 1시간 뒤 별도로 임시 주총을 열겠다고 주주에게 전했습니다. 이 주총 목적은 감사 해임입니다. 이 전 대표 측에서 나머지 주주가 감사를 선임하면 곧바로 그 감사를 해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겁니다.
주총은 '1주 1표'가 원칙. 이 전 대표가 이 회사 전체 주식 중 67.6%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감사를 해임하겠다고 마음 먹으면 못할 게 없습니다.
단, 정말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경영 개입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11월 16일 이 전 대표에게 영구실격 처분을 내리면서 "향후 히어로즈 구단 경영에 관여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구단은 물론 임직원까지 강력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정도면 '엄중 경고'로 끝낼 수는 없는 상황. KBO는 과연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