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프로야구 키움 이사회 의장(43·사진)이 구단 내 영향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허 의장 본인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감사위원회를 꾸리고, '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하송 전 고양원더스 단장(43)을 사내이사로 앉히기로 한 것.
"나는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이 아니다. 내 자리에서 팀이 좋은 방향으로 나가도록 돕겠다"던 인터뷰가 무슨 뜻이었는지 조금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중입니다.
구단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8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때 감사위원회 설치를 안건으로 올리기로 했다"며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가 3분의 2 이상 참여할 예정"이라고 16일 전했습니다.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감사위원회를 꾸리는 건 그 동안 감사가 (자기를 뽑아준) 주주 영향력 아래 있어서 제 구실을 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 새 감사 선임을 두고 주주 사이에 다툼이 있던 것도 영향을 줬습니다. 서울히어로즈㈜는 2017년 이후 감사가 없는 상태입니다.
당연히 사외이사 신분인 허 의장도 감사위원회 멤버로 참여하게 됩니다. 이 관계자는 "허 의장과 함께 김종백 미국 변호사가 감사위원으로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주주총회 때는 하송 사외이사(사진) 신분을 사내이사로 변경하는 안건도 함께 다루게 됩니다.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는 상법상 제일 큰 기준점은 상시 출근 여부. 사내이사라고 무조건 회사에 상시적으로 출근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굳이 신분을 바꾸는 데는 이유가 있을 터.
이 관계자는 "허 의장이 구단 경영에 한 발 더 들여놓겠다는 의도가 아니겠나"하고 풀이하면서 "허 의장이 외부에서 또 한 명을 영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당장은 허 의장이 서울히어로즈㈜를 인수하기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구단에 자기 자리를 굳혀가는 게 잘못된 일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길이야 찾기 마련일 테니까요.
그리고 팬으로서는 뭐 다른 게 있겠습니까. 그냥 마음 편하게 야구만 즐길 수 있도록 해줄 인물이라면 그 누구라도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