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잘잘'(야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은 몰라도 '농잘잘'(농구는 잘하는 사람이 잘한다)은 과학이었습니다. 정말입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밝혀낸 사실입니다.
네마냐 바치 영국 옥스퍼드대 정신과학 박사 등은 베이즈 통계를 확용해 미국프로농구(NBA)에 몸담았던 선수 2845명의 노쇠화 과정을 분석했습니다. 선수별 △포지션 △출전시간 △승리공헌도(Win Shares) △PER(Player Efficiency Rating) 등이 나이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한 것.
그 결과 선수 생활 초기부터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선수 생활 중반 이후 실력을 끌어올린 선수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릴 때부터 농구를 잘했던 선수가 전성기가 지난 다음에도 계속 농구를 잘했던 겁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제일 큰 이유는 어릴 때부터 농구를 잘하는 선수는 어릴 때부터 출전 시간이 길고, 그결과 다양한 경험을 쌓을 확률도 높기 때문. 역시 스포츠 세계에서는 '연륜'이라는 걸 무시할 수 없는 겁니다.
바치 박사는 "전성기가 지난 후에도 실력을 유지하는 선수는 NBA 입성 초기 때 얻게 된 경험적 지식을 바탕으로 신체적 노쇠화를 보완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체적 능력이나 성격, 동기 부여, 심지어 유전적 특성 같은 요소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미있다고 생각한 건 포지션이 노쇠화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것. 각 포지션에 어울리는 신체적 특징이 살짝 다르다는 걸 생각하면 재미있는 결과입니다. 프로야구에서는 키가 크고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오래 가거든요.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행동 연구 방법(Behaviour Research Methods)' 25일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