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스테픈 커리(30·사진)에게 공개 초청장을 보냈습니다.


NASA에서 커리를 초정한 건 그가 '왜 어린이용 농구화는 모두 소년용이냐'고 묻는 아홉 살짜리 소녀 편지에 성실하게 답장을 보냈기 때문도 아니고,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자기가 몰던 포르쉐가 박살난 다음에도 경찰관과 해맑게 사진을 찍었기 때문도 아닙니다.


미국이 달에 사람을 보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커리는 최근 골든스테이트 팀 동료 안드레 이궈달라(34)와 함께 '윙잉 잇(Wingit It)'이라는 팟캐스트에 게스트로 출연했습니다. 윙잇은 애틀랜타에서 뛰는 NBA 선수 빈스 카터(41), 켄트 베이즈모어(29) 그리고 이 팀 디지털 콘텐츠 코디네이터 애니 핀버그 씨가 함께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입니다.



농구와 골프에서 시작해 다양한 주제로 수다를 떨던 중 누군가 '인류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공룡 소리를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커리가 "우리가 달에 간 적이 있을까(We ever been to the moon)?"이라고 물었습니다. 다른 출연자도 '아니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그러자 커리는 "이러다 잡혀갈지도 모르겠다"면서 "미안하다. 음모론을 시작하려는 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핀버그 씨가 의견을 좀더 분명하게 밝혀달라고 이야기하자 커리는 달 착륙 영상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한 가짜라는 둥 우리가 흔히 아는 음모론을 소개하면서 미국이 달에 착륙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실제로는 협정 세계시(UTC) 기준으로 1969년 7월 20일 달에 처음 착륙한 아폴로 11호를 비롯해 NASA는 1972년까지 총 여섯 번 달 착륙에 성공했고, 총 12명이 달에 다녀왔습니다. 


잠깐 퀴즈.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남긴 사람은 닐 암스트롱(1930~2012)이다. 그러면 두 번째는 누구일까. 정답은 버즈 올드린(88)이다. 올드린은 인류 최초로 달을 떠난 사람이기도 하다. 당시 달 착륙선 '이글' 호는 조종사였던 올드린이 더 안쪽에 앉는 구조였기에 올드린은 내릴 때는 늦게 내리고 탈 때는 먼저 타야 했다.


이에 앨러드 버텔 NASA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를 통해 "커리가 휴스턴 존슨 우주 센터 달 실험실(moon lab) 투어에 참여하게 된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면서 "골든스테이드가 다음 번 휴스턴 방문 경기를 치를 때 초청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백 파운드에 달하는 월석(月石)을 가지고 있다. 커리가 방문한다면 월석을 비롯해 우리가 50년 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 직접 볼 수 있을 것이고, 우리가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달에 갈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NBA 선수가 음모론을 믿고 있다고 이야기한 게 아주 드문 일은 아닙니다. 카이리 어빙(26·보스턴)은 올해 6월 무려 '지구 평평설'을 주장하다가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결국 올해 10월 이에 대해 공개 사과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인류(미국)는 진짜로 달에 다녀왔고, 지구는 정말로 둥급니다. 이건 누가 다른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는 역사적, 과학적 사실입니다.


커리는 결국 "명백한 농담이었다(obviously joking)"고 해명하면서 아래 신발을 경매 사이트 e베이에 올렸습니다.



커리는 이 신발 경매로 받게 된 5만8000 달러를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교육'에 써달라며 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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