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 팀 동료 르브론 제임스(34·사진 오른쪽)와 론조 볼(21·왼쪽)이 15일(이하 현지시간) 샬럿 방문 경기에서 나란히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습니다.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트리플 더블은 농구에서 한 선수가 한 경기에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로킹 가운데 세 항목에서 두 자릿수 기록을 남기는 걸 뜻합니다. 이 다섯 가지가 아닌 항목 예를 들어 턴오버(응?)를 포함해 세 항목을 모두 10개 이상 기록해도 트리플 더블이 아닙니다. NBA는 1979~1980 시즌부터 공식적으로 트리플 더블을 집계하고 있습니다.
제임스는 팀이 128-100으로 승리한 이 경기에서 3쿼터까지 30분만 뛰고도 24득점, 12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볼이 경기 종료 7분 1초가 남은 상황에서 공격 리바운드에 성공하면서 16득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이 경기 두 번째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팀 선수가 한 경기에서 나란히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건 이번이 여덟 번째입니다. 이전까지는 2007년 4월 7일 나란히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당시 뉴저지(현 브루클린)에서 뛰던 빈스 카터(41·현 애틀랜타), 제이슨 키드(45)가 마지막 기록 보유자였습니다.
날짜 | 팀 | 선수1 | 선수2 |
1962-01-18 | 신시내티 (현 새크라멘트) |
버키 복혼 19득점-10리바운드-12어시스트 |
오스카 로버트슨 28득점-14리바운드-16어시스트 |
1964-03-14 | 디트로이트 | 도니 부처 19득점-15리바운드-15어시스트 |
레이 스콧 23득점-20리바운드-11어시스트 |
1969-03-12 | 시애틀 | 아트 해리스 14득점-10리바운드-10어시스트 |
레니 윌큰스 36득점-14리바운드-14어시스트 |
1982-01-22 | LA 레이커스 | 카림 압둘자바 19득점-10리바운드-10블록 |
매직 존슨 26득점-16리바운드-12어시스트 |
1987-03-29 | 보스턴 | 래리 버드 17득점-13리바운드-12어시스트 |
로버트 패리시 14득점-10리바운드-10어시스트 |
1989-01-03 | 시카고 | 마이클 조던 41득점-10리바운드-11어시스트 |
스코티 피펜 15득점-10리바운드-12어시스트 |
2007-04-07 | 뉴저지 | 빈스 카터 46득점-16리바운드-10어시스트 |
제이슨 키드 10득점-16리바운드-18어시스트 |
2018-12-15 | LA 레이커스 | 르브론 제임스 24득점-12리바운드-11어시스트 |
론조 볼 16득점-10리바운드-10어시스트 |
같은 팀 선수가 나란히 트리플 더블을 기록할 수 있다는 건 상대팀 선수끼리도 나란히 트리플 더블을 기록할 수 있다는 뜻이겠죠? 1983~1984 시즌 이후 NBA에서는 이런 사례가 총 14번 나왔습니다.
날짜 | 선수1 | 선수2 |
1984-02-10 | 매직 존슨(LA 레이커스) 13득점-10리바운드-13어시스트 |
제프 루랜드(워싱턴) 18득점-14리바운드-10어시스트 |
1995-04-11 | 제이슨 키드(댈러스) 38득점-11리바운드-10어시스트 |
클라이드 드렉슬러(휴스턴) 29득점-11리바운드-11어시스트 |
1997-03-22 | 제이슨 키드(피닉스) 12득점-10리바운드-15어시스트 |
클라이드 드렉슬러(휴스턴) 17득점-10리바운드-11어시스트 |
2000-04-18 | 게리 페이턴(시애틀) 33득점-11리바운드-14어시스트 |
크리스 웨버(새크라멘토) 23득점-10리바운드-13어시스트 |
2002-11-09 | 제이슨 키드(뉴저지) 25득점-11리바운드-12어시스트 |
제이 윌리엄스(시카고) 26득점-14리바운드-13어시스트 |
2003-02-23 | 트레이시 맥그래디(올랜도) 46득점-10리바운드-13어시스트 |
제이슨 키드(뉴저지) 26득점-11리바운드-15어시스트 |
2007-11-23 | 배런 데이비스(골든스테이트) 33득점-11리바운드-15어시스트 |
캐론 버틀러(워싱턴) 26득점-11리바운드-10어시스트 |
2013-12-03 | 빅터 올라디포(올랜도) 26득점-10리바운드-10어시스트 |
마이클 카터윌리엄스(필라델피아) 27득점-12리바운드-10어시스트 |
2016-03-06 |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 15득점-10리바운드-11어시스트 |
야니스 안데토쿤보(밀워키) 26득점-12리바운드-10어시스트 |
2017-06-04 |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29득점-11리바운드-14어시스트 |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32득점-10리바운드-11어시스트 |
2018-02-15 | 니콜라 요치키(밀워키) 30득점-15리바운드-17어시스트 |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36득점-11리바운드-13어시스트 |
2018-03-23 | 디안젤로 러셀(브루클린) 18득점-11리바운드-13어시스트 |
카일 로우리(토론토) 25득점-10리바운드-12어시스트 |
2018-04-06 |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44득점-11리바운드-11어시스트 |
벤 시몬스(필라델피아) 27득점-15리바운드-13어시스트 |
2018-10-24 | 벤 시몬스(필라델피아) 14득점-13리바운드-11어시스트 |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32득점-18리바운드-10어시스트 |
키드가 네 차례 상대 선수와 함께 이름을 올려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제임스와 스테픈 커리(30·골든스테이트)는 2016~2017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서 나란히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바로 위에 있는 표를 통해 눈치채실 수 있는 것처럼 트리플 더블은 최근 몇 시즌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2000~2001 시즌부터 2009~2010 시즌까지 10년 동안 트리플 더블은 시즌 평균 34.2번 나왔는데 2010~2011 시즌부터 지난(2017~2018) 시즌까지는 61.1번으로 78.7%가 늘었습니다.
이렇게 트리플 더블이 늘어나는 데 제일 지대한 공을 세운 건 역시 러셀 웨스트브룩(30·오클라호마시티·사진).
웨스트브룩은 2016~2017 시즌 역대 최다인 트리플더블 42회를 기록했습니다. 이 시즌 리그 전체 트리플 더블이 117회(역대 최다)였으니까 혼자 전체 트리플 더블 가운데 35.9%를 기록한 셈입니다.
트리플 더블 횟수가 많으면 시즌 평균 역시 올라가게 마련. 웨스트브룩은 이 시즌 평균 31.6득점,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시즌 평균 트리플 더블에 성공한 것.
웨스트브룩 이전까지 시즌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건 1961~1962 시즌 오스카 로버트슨(80) 한 명뿐이었습니다. 로버트슨은 당시 30.8득점, 12.5리바운드, 11.4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로버트슨의 시즌 트리플 더블은 이 한 시즌뿐이었지만 웨스트브룩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난 시즌에도 25.4득점, 10.1리바운드, 10.3어시스트로 또 한번 시즌 트리플 더블에 성공했고, 올 시즌 현재도 21.1득점, 10.5리바운드, 10.0어시스트로 기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웨스트브룩이 로버스트보다 더 트리플 더블 솜씨가 좋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로버트슨은 데뷔(1960~1961) 시즌부터 5년 평균 30.3득점, 10.4리바운드, 10.6어시스트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단일 시즌 최다 트리플 더블 기록을 뽑아도 로버트슨이 톱10 가운데 다섯 번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름 | 시즌 | 팀 | 트리플 더블 |
러셀 웨스트브룩 | 2016~2017 | 오클라호마시티 | 42 |
오스카 로버트슨 | 1961~1962 | 신시내티 | 41 |
윌트 체임벌린 | 1967~1968 | 필라델피아 | 31 |
오스카 로버트슨 |
1960~1961 | 신시내티 | 26 |
1963~1964 | |||
러셀 웨스트브룩 | 2017~2018 | 오클라호마시티 | 25 |
오스카 로버트슨 | 1964~1965 | 신시내티 | 22 |
윌트 체임벌린 | 1966~1967 | 필라델피아 | |
제임스 하든 | 2016~2017 | 휴스턴 | |
오스카 로버트슨 | 1962~1963 | 신시내티 | 20 |
이 순위에 대해서는 '더 레코드 북' 윌트 체임벌린(1936~1999·사진)이 억울하다고 호소할지 모릅니다.
블로킹이 스틸과 함께 1973~1974 시즌이 되어서야 공식 기록이 됐기 때문. 체임벌린이 NBA 코트를 누빈 건 1972~1973 시즌이 마지막입니다.
그래서 체임벌린이 블로킹을 몇 개나 기록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니다. 당시 경기를 지켜본 이들 가운데는 체임벌린이 경기당 평균 블로킹을 7, 8개는 성공했다고 회상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만약 블로킹 기록이 남아 있었다면 NBA는 트리플 더블 기록을 새로 써야 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이건 통산 기록도 마찬가지입니다.
순위 | 정규리그 | 플레이오프 | ||
이름 | 횟수 | 선수 | 횟수 | |
① | 오스카 로버트슨 | 181 | 매직 존슨 | 30 |
② | 매직 존슨 | 138 | 르브론 제임스* | 23 |
③ | 제이슨 키드 | 107 | 제이슨 키드 | 11 |
④ | 러셀 웨스트브룩* | 104 | 래리 버드 | 10 |
⑤ | 윌트 체임벌린 | 78 | 라존 론도* | 10 |
⑥ | 르브론 제임스* | 73 | 윌트 체임벌린 | 9 |
⑦ | 래리 버드 | 59 | 오스카 로버트슨 | 8 |
⑧ | 팻 레버 | 43 | 러셀 웨스트브룩* | 8 |
⑨ | 제임스 하든* | 35 | 찰스 바클리 외 5명 |
4 |
⑩ | 라존 론도* | 31 |
체임벌린은 또 1968년 2월 2일 경기에서 디트로이트를 상대로 22득점 25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세 항목을 20개 이상 기록한 건 체임벌린이 유일합니다. 이 기록은 흔히 '더블 트리플 더블'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이 경기 역시 블로킹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경기에서 체임벌린이 '쿼드러플 더블'을 기록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트리플 더블이 세 가지 항목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거니까 '쿼드러플(quadruple) 더블'은 네 가지 기록이 되겠죠?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쿼드러플 더블을 기록한 선수는 총 4명. 트리플 더블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쿼드러플 더블은 1994년 이후 아직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름 | 날짜 | 팀 | 기록 |
네이트 서먼드 | 1974-10-18 | 시카고 | 22득점-14리바운드-13어시스트-12블록 |
앨빈 로버트슨 | 1986-02-18 | 샌안토니오 | 20득점-11리바운드-10어시스트-10스틸 |
하킴 올라주원 | 1990-03-29 | 휴스턴 | 18득점-16리바운드-10어시스트-11블록 |
데이비드 로빈슨 | 1994-02-17 | 샌안토니오 | 34득점-10리바운드-10어시스트-10블록 |
이 표에서 굳이 재미있는 걸 꼽자면 하킴 올라주원(55)이 쿼드러플 더블에 성공할 때 상대팀 밀워키에 앨빈 로버트슨(56)이 몸담고 있었다는 점. 올라주원은 사실 그해 3월 3일 경기 때도 골든스테이트를 상대로 쿼드러플 더블에 도전했지만 29득점, 18리바운드, 11블록, 9어시스트로 어시스타 하나가 모자라 기록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아, 한국프로농구(KBL)에서는 앨버트 화이트(41)가 통산 트리플 더블 10회로 최다 기록 보유자이고, 국내파 가운데서는 주희정(41)이 여덟 번 기록한 게 현재까지 최다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