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에릭 요키시(29·사진)는 제2의 밴헤켄(39·현 퉁이)이 될 수 있을까요?


프로야구 (아직은 공식적인 다른 이름이 없으니) 히어로즈는 연봉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총액 50만 달러(약 5억6600만 원)에 왼손 투수 요키시와 계약을 맺었다고 23일 발표했습니다. 대신 올 시즌 중반 합류했던 해커(35)와는 다음 시즌 함께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고형욱 히어로즈 단장은 "해커도 아까운 선수지만 팀에 왼손 투수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빠른 공으로 상대 타자를 압박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디셉션(deception)이 좋다. 볼을 최대한 홈플레이트 쪽으로 끌고 나와 던지기 때문에 타이밍을 맞추기가 까다롭다. 낮은 공을 던질 줄 알기 때문에 땅볼 유도를 잘하는 선수"라고 설명했습니다.


요키시는 올 시즌 오클랜드 산하 AAA 팀 내슈빌에서 뛰면서 '땅볼 아웃 대 뜬공 아웃 비율'(GO/FO) 1.64를 기록했습니다. 리노(애리조나 AAA 팀)에서 뛰었던 지난해에는 1.42. 압도적인 땅볼 투수라고 하기는 힘들어도 분명 땅볼 유도에 재능이 있는 것. 


홈런을 잘 맞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요키시는 올 시즌 9이닝당 피홈런 0.73개를 기록했는데 이는 내슈빌이 속한 퍼시픽코스트리그(PCL) 평균(0.97개)보다 25% 이상 적은 숫자입니다. 단, 내슈빌이 안방 구장으로 쓰고 있는 '퍼스트 테네시 파크'가 투수에게 아주 유리한 구장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고척스카이돔 역시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입니다.) 지난해 리노에서도 0.80개로 PCL 평균(1.03개)보다 22% 이상 적었습니다.


단, 요키시는 왼손 투수지만 마이너리그 AAA에서 왼손 타자에게 눈에 띌 만큼 강한 상적을 남겼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요키시는 올 시즌 오른손 타자에게 .280/.331/.404를 허용했고, 왼손 타자 상대로는 .272/.325/.397였습니다. OPS(출루율+장타력)로 환산하면 오른손 타자 상대로는 .735, 왼손 타자는 .723입니다. 리노(애리조나 AAA 팀)에서 뛰었던 지난해에는 오른손 타자 상대 OPS .673, 왼손 상대 .830으로 오히려 왼손 타자에 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단 간단하게 기록을 훑어 봐도 느낄 수 있는 지금은 그저 딱 50만 달러짜리 투수만큼 기대하는 게 합리적인 일이겠죠. 한 가지 고무적인 게 있다면 올 시즌 삼진 대 볼넷 비율(K/BB)이 2.63으로 나쁘지 않았다는 것. 제 대학원 졸업 논문 주제는 외국인 투수 재계약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었는데 이에 따르면 제일 중요한 기록이 K/BB였습니다.


고 단장 평가를 보면서 저는 밴헤켄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밴헤켄도 처음에 올 때는 별로 기대가 되지 않았던 게 사실. 과연 히어로즈 팬들이 다시 왼손 에이스란 무엇인가를 느껴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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