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역시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히어로는 임병욱(23·사진)이었습니다. 


임병욱은 2차전에서 3점 홈런 2방을 날리면서 2연승을 이끌었고, 최종전이 된 4차전에서도 8회말 2타점 2루타를 날리면서 (다른 주자 수비하는 사이에 3루까지 진루) 승부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임병욱은 올해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364/.522/1.000를 치면서 2004년 안경현(48·현 SBS스포츠해설위원)이 세웠던 준플레이오프 최다 타점(8타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물론 그의 차지. 임병욱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74표 중 49표(66.2%)를 얻었습니다. 2위는 시리즈 2승을 기록한 안우진(19)으로 24표를 받았고, 송성문(22)도 한 표를 받았습니다.


이 포스트 처음에 '역시'라고 쓴 건 제가 최근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과 함께 시작한 팟캐스트 '김정준의 야구수다'에서 준플레이오프 키플레이어로 임병욱을 꼽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프리뷰는 '전직 한화 맨 김정준 vs 넥센 팬 kini' 구도로 녹음했습니다.)


임병욱이 키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건 상대 전적 때문. 올해 임병욱은 한화를 상대로 OPS(출루율+장타력) 1.069를 기록했습니다. 참고로 두산 김재환(30)이 올해 남긴 OPS가 1.062입니다. 한화를 상대로는 임병욱도 김재환 못지 않은 방망이 솜씨를 자랑했던 것. 임병욱이 올해 한화를 상대로 때린 안타가 총 14개였는데 그 중 6개(2루타 3개, 홈런 3개)가 장타였습니다. 


그 다음으로 해줄 것이라고 믿었던 타자는 송성문이었습니다. 사실 송성문이 13타수 7안타(타율 .538)이나 칠 거라고 예상하지는 않았습니다. 1차전 때처럼 대타로 나와서 막힌 곳을 뚫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던 것. 8월 10일 청주 경기에서 5타점 경기를 펼치면서 좋은 기억도 있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 인터넷 방송을 준비하면서 송성문도 이렇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제 개인 페이스북에 2004년 한국시리즈 8차전 때 배영수(37·당시 삼성)를 상대로 전근표(41)가 역전 홈런을 날리는 장면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팬 한 사람으로서 올해 한국시리즈는 서울 안에서만 열리기를 꿈꾸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몬테카를로 기법으로 플레이오프를 10만 번 시뮬레이션 해보면 SK가 3승 1패(21.5%) 또는 3승 2패(19.9%)로 이길 확률이 제일 높습니다. 그리고 이 시뮬레이션 결과는 넥센이 이미 가을 야구 다섯 경기를 치렀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선수들 체력 부담을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거꾸로 넥센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도 모릅니다. 안우진이 정규리그 때하고는 다른 투수가 됐다는 것도 알지 못합니다.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우야겠습니까? 넥센이여, 한국시리즈 한 번 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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