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모토 도모아키(金本知憲) 감독(50·사진)도 'OB의 저주'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阪神)은 팀을 대표하던 스타 선수가 지휘봉을 잡을 때마다 하위권을 맴도는 징크스에 시달리던 팀. 가네모토 감독은 부임 2년 차였던 지난해(2017년)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면서 이 징크스를 깨는 듯 싶었지만 올해 최하위(6위)로 떨어지면서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고 말았습니다.
아사히(朝日)신문 등 일본 언론은 "가네모토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구단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고 11일 보도했습니다. 가네모토 감독은 이날 구단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10일 (올해 마지막) 안방 경기가 끝난 뒤 구단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한다. 최하위다"라고 사임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한신은 올 시즌 최종전(13일)을 남겨둔 이날 현재 61승 2무 79패(승률 .436)로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최하위를 확정한 상태입니다. 한신이 꼴찌로 시즌은 마치는 건 노무라 가쓰라(野村克也) 감독(83)이 사령탑에 앉아 있던 2001년 이후 17년 만입니다. 당시 한신은 1999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는 암흑기를 보냈습니다. (노무라 감독은 한신 OB 출신은 아닙니다.)
재일동포 3세(한국명 김지헌)인 가네모토 감독은 1992년 히로시마(廣島)에서 데뷔해 2012년 한신에서 은퇴할 때까지 21시즌 동안 통산 타율 .285(2539 안타), 476홈런, 1512타점을 기록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입니다. 1999년부터 2010년까지 1492경기를 단 한 이닝도 빠지지 않고 소화하기도 했습니다. 1492경기 풀 이닝 출장은 기네스북에도 오른 세계 최장 기록입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테츠징(鐵人·철인).
은퇴 후 TV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가네모토 감독은 2016 시즌을 앞두고 한신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부임 첫 해 4위로 시즌을 마친 가네모토 감독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해 팀을 정규리그 2위까지 이끌었지만 '가을야구'에서는 문제였습니다. 정규리그 2, 3위가 맞붙는 클라이맥스 시리즈 퍼스트 스테이지(3전 2선승제)에서 한신은 1차전을 승리하고도 2연패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올해는 우승이 목표였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됐습니다.
가네모토 감독이 물러나면서 올해 센트럴리그에서는 요미우리(讀賣) 다카하시 요시노부(高橋由伸·43), 주니치(中日) 모리 시게카즈(森繁和·64·주니치)를 포함해 3개 팀 감독이 물러나게 됐습니다. 일본 언론에서는 한신 새 감독에 야노 하키히로(矢野曜大) 현 2군 감독(50)이 유력하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