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선수는 누가 될까요? 현재 1위 앤디 머리(29·영국·사진 왼쪽)? 아니면 노바크 조코비치(29·세르비아·2위)? 20일 오후 6시(이하 현시 시간·한국 시간 21일 오전 3시)에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올 시즌 마지막 경기 승자가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랭킹 1위가 갈리는 건 이번이 ATP 역사상 처음입니다.


결승전에 가는 길은 머리가 좀더 험난했습니다. 머리는 19일 영국 런던 O₂ 아레나에서 열린 ATP 월드 투어 파이널스 준결승전에서 3시간 38분이 걸린 접전 끝에 밀로시 라우니치(26·캐나다·3위)에 2-1(5-7, 7-6, 7-6)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반면 조코비치는 두 번째 결승전에서 1시간 만에 니시코리 게이(錦織圭·27·5위)에 2-0(6-1, 6-1) 완승을 기록했습니다. 만약 이 경기에서 머리나 조코비치 중 한 선수가 패했다면 둘 중 이긴 선수가 1위가 될 수 있었습니다.


머리는 경기 후 "정말 지쳤다"면서 "최근 몇 달 동안 정말 테니스를 치고 또 친 것 같다. 내일도 최선을 다하겠다. 분명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최고 샷을 선보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조코비치는 "테니스 역사에 없던 경기를 치른다. 역사를 쓸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기대했던 맞대결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일단 두 선수 간 상대 전적에서는 조코비치가 24승 10패(승률 70.6%)로 앞서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맞붙었던 건 올해 프랑스 오픈 결승전이었는데 이때도 조코비치가 3-1로 이겼습니다. 역시 올해 호주 오픈 결승전에서도 조코비치가 우승, 머리가 준우승이었습니다. 메이저 대회에서 머리가 조코비치를 꺾은 건 2013년 윔블던 결승이 마지막입니다.


반면 머리는 데이비스컵 때부터 최근 25연승을 기록하며 매서운 상승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조코비치는 최근 25경기에서 20승 5패(승률 80.0%)입니다. 그 결과 조코비치가 5월 마드리드 오픈 결승전에서 머리를 물리쳤을 때만 해도 랭킹 포인트에서 9025점 앞서 있었지만 이제는 머리(1만2185점)가 405점 차이로 조코비치(1만1780점)에 앞선 상황입니다. 이번 결승점에 걸린 랭킹 포인트는 500점이기 때문에 순위가 갈리는 겁니다.


지금까지 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랭킹 2위가 역전에 성공한 건 2001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당시 랭킹 2위 레이턴 휴잇(35·호주)이 시드니에서 열린 마스터즈컵에서 우승하면서 구스타보 쿠에르텐(40·브라질)을 물리치고 1위로 시즌을 마감했습니다. 당시 쿠에르텐은 조별리그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결승전에서 두 선수가 맞붙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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