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신록은

꽃보다 아름다워라

마음에 하늘을 담고

푸름의 파도를 걷는다 - 황금찬 '6월'


해맑은 21일 서울 하늘 아래 고교 야구 선수들의 함성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 신월야구장을 끼고 있는 서서울호수공원을 찾은 나들이객들도 그 소리에 이끌려 하나 둘 야구장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금세 작은 소나무 숲 아래 하나 둘 돗자리를 펴고 앉은 응원단이 생겼다. 1루 쪽에 자리를 편 이들은 야탑고를 응원했고, 3루 쪽 팬들은 부산고의 승리를 꿈꿨다. 점수도 2-2 동점. 이따금 김포공항으로 날아가는 비행기 소음이 들리는 걸 제외하면 참 평화로운 일요일 풍경이었다.


균열음이 들린 건 8회말이었다. 부산고 선두타자로 나선 5번 타자 박민석(3학년·3루수)이 볼넷으로 1루에 걸어 나갔다. 다음 타자 이진우(2학년·지명타자)는 삼진, 전우진(3학년·유격수)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2아웃. 다음 타자 하성욱(3학년·좌익수)이 볼 카운트 2스트라이크 노볼에서 헛스윙을 할 때만 해도 야탑고 선발 투수 정동윤(3학년)이 그대로 이닝을 끝마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야탑고 포수 김남홍(3학년)이 공을 놓치면서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 상황이 됐다. 그래도 재빨리 공을 1루에 던지면 그대로 이닝을 끝낼 수 있었다. 문제는 아웃 카운트를 착각한 김남홍이 1루 주자 박민석을 의식해 2루로 공을 던졌다는 것. 야탑고 유격수 김주한(3학년)은 미처 공을 받을 준비를 하지 못했고 공은 중견수 앞으로 흘러 나갔다. 그 사이 박민석은 3루까지 진루했다.


부산고 다음 타자는 6회에 타점을 올렸던 김민성(3학년·2루수). 김민성은 유격수 앞으로 굴러가는 느린 땅볼을 때린 뒤 전력질주해 1루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그 사이 박민석이 득점하면서 부산고가 3-2로 앞서가기 시작했고, 부산고 투수 최지광(2학년)이 9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1차전 승리를 얻어냈다.


이날 팀의 6안타 중 3안타를 때려내며 2타점을 기록한 김민성은 "사실 8회말에 타석에 들어설 일이 없을 줄 알아서 잠깐 멍했다. 그래도 집중해서 찬스를 살리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는데 전력 질주한 덕분에 1루에서 살 수 있었다. 개인 목표는 없다. 팀이 우승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경주고가 충암고에 10-2로 8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경주고는 1회말 충암고에 먼저 2점을 내준 채 경기를 시작했지만 5회초에 박성우(3학년·3루수)가 선두 타자 2루라를 치고 나간 뒤 3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도 신일고가 청원고에 8회에 8-0으로 앞서 콜드게임으로 경기를 끝냈다.


이 기사로 바뀌는 바람에 못 들어간 원래 스트레이트 기사를 갈무리용으로 블로그에 남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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