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파로바, 롤랑 가로스 신데렐라 될까

🎾 '디펜딩 챔피언' 마리야 샤라포바(28·러시아·세계랭킹 2위)를 무너뜨린 게 그저 우연은 아니었습니다. 루치예 샤파로바(28·체코·13위·사진)가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단식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4강에 진출하면서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처음으로 랭킹 10위권 진입을 예정한 샤파로바였습니다. 

샤파로바는 4일(이하 현지 시간) 파리 롤랑 가로스에서 열린 2015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아나 이바노비치(28·세르비아·7위)에 2-0(7-5, 7-5) 승리를 거뒀습니다. 이로써 샤파로바는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기록을 하나 썼습니다. 16강에서 샤라포바를 이겼기 때문에 샤파로바는 이번 프랑스 오픈에서만 랭킹 10위 안에 든 선수를 두 명 이긴 겁니다. 샤파로바가 메이저 대회에서 엘리트 선수 두 명을 이긴 것 역시 이번이 처음입니다.

베서니 매틱샌즈(30·미국)와 함께 올해 호주 오픈 여자 복식 정상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던 샤파로바는 단식에서는 지난해 윔블던 준결승에 오른 게 메이저 최고 기록이었습니다. 그때는 같은 나라 출신 페트라 크비토바(25·4위)에게 0-2로 패해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었습니다. 두 사람은 다음 주 랭킹에서 나란히 10위 안에 이름을 올릴 예정. 그러면 1989년 헬레나 수코바(50), 야나 노보트나(47) 이후 처음으로 체코 선수 두 명이 랭킹 10위 안에 들게 됩니다. 

샤파로바가 결승에서 맞서 싸워야 하는 상대는 '절대 강자' 세리나 윌리엄스(34·미국·1위). 지난해 US 오픈에 이어 올 호주 오픈에서도 우승한 윌리엄스는 6일 결승전에서 대회에서 생애 20번째 메이저 타이틀에 도전합니다. 윌리엄스는 준결승에서 티메아 바친스키(26·스위스·24위)에게 2-1(4-6, 6-3, 6-0)로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여러 모로 샤파로바에게 불리한 싸움. 여자프로테니스(WTA) 홈페이지에 따르면 여태 두 선수는 여덟 번 만났는데 여덟 번 모두 윌리엄스가 이겼습니다. 샤파로바에게 그나마 희망적인 건 윌리엄스가 이번 대회에서 썩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니라는 점. (그러면서 결승에 올라온 게 함정.) 윌리엄스는 준결승뿐만 아니라 2~4차전에서도 연속해 1세트 먼저 내줬습니다. 윌리엄스는 준결승을 "최근 며칠간 몸 상태가 안 좋았다"며 "이번 대회 들어서도 공식 전문의를 몇 차례 찾아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럴 때는 심정적으로 약자를 응원하게 되는 게 당연한 심리. 샤파로바는 클레이 코트에서 통산 122승 66패(승률 .64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윌리엄스가 151승 35패(.812)를 거두고 있는 것하고 비교하면 역시 초라한 기록. 그래도 샤라포바의 클레이 코트 통산 123번째 승리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