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안 뷰티' 마리야 샤라포바(28·러시아·세계랭킹 2위·사진)가 랭킹 1위 재탈환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습니다. 샤라포바는 2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5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같은 나라 출신 에카테리나 마카로바(27·11위)를 2-0(6-3, 6-2)으로 꺾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샤라포바가 기뻐해야 할 상황.
문제는 이어 열린 또 다른 준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34·미국·1위)도 매디슨 키스(20·미국·35위)를 2-0(7-6, 6-2)으로 물리쳤다는 것. 이 승리로 윌리엄스는 8강에서 언니 비너스(35)를 꺾고(실제로는 기권승) 올라온 키스에게 설욕한 건 물론 랭킹 1위 자리도 지켜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결과적 오보를 내게 됐습니다. 저는 이 대회를 앞두고 "19일 개막하는 호주오픈에서 (샤라포바가) 우승하면 (랭킹 포인트) 2000점을 얻어 201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썼습니다. 문제는 컨디션이 썩 좋지 못했던 윌리엄스가 준결승까지 올라왔다는 것.
이제 샤라포바가 랭킹 1위로 오르는 길은 하나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샤라포바는 준결승에서 이기는 건 물론 우승까지 차지해야 했고, 윌리엄스는 키스한테 패해 준결승에서 탈락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살아남았고 다음달 1일 결승전에서 누가 이기든 랭킹 1위는 그대로 윌리엄스 차지가 됐습니다.
두 선수 맞대결에서는 윌리엄스가 샤라포바에 16승 2패로 앞서고 있습니다. 샤라포바는 2004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챔피언십에서 윌리엄스를 꺾은 뒤 10년 동안 15연패를 당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도 1승 2패로 열세입니다.
샤라포바는 "내가 도전자라는 걸 안다. 정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며 "그래도 코트에 나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쏟아붓겠다. 그러면 결과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샤라포바가 결승전에서 승리하면 생애 여섯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따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