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5)은 한국 수영의 돌연변이입니다. 여기서 돌연변이는 관용적으로 쓴 표현. 엄밀하게 과학적으로 말하면 개체변이가 맞았을 겁니다.
개체변이는 "유전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으로 개체 성질이나 모양이 달라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박태환은 분명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 나온) 선수이기 때문에 유전 영향을 찾기는 쉽지 않은 겁니다.
반면 돌연변이는 "유전자나 염색체의 구조에 변화가 생겨" 일어납니다. 개체변이는 후손에게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돌연변이는 후손이 물려 받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태환은 돌연변이입니다. 그를 따라 '제2 박태환'이 태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사범대부설중 1학년 이호준(13·사진)도 그런 케이스입니다. 아니, 박태환보다 성장세는 더 빠릅니다.
이호준은 27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정에서 끝난 전국소년체육대회 수영 경기에서 자유형 200m, 400m 그리고 계영 400m에서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자유형 200m(1분54초02)와 계영 400m(3분34초19)는 대회신기록.
자유형 400m(4분01초81) 역시 지난달 열린 제86회 동아수영대회 고등부 기록과 비교해도 2위를 차지할 수 있던 성적입니다.
아직 1학년인데도 중학교 물이 좁은 겁니다.
박태환이 같은 나이였을 때 기록을 비교하면 이호준이 더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만 13세 때 박태환의 자유형 200m 기록은 2분02초88이었습니다. 이호준은 위에서 보신 것처럼 1분54초02.
이호준은 100m에서도 52초52를 찍은 적이 있는데 박태환의 당시 최고 기록은 57초15였습니다.
수영 전문가들은 "호준이가 머리가 좋아 영리하게 수영하는 게 장점"이라며 "또 아무리 강한 훈련도 참고 다 소화할 정도로 근성이 좋다"고 평합니다.
게다가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아버지 이성환 씨(41)에게 운동 신경도 물려받았습니다. 아버지는 "운동 선수 세계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아 운동 시키지 않으려 했는데 이제는 아들이 참 대견스럽다"고 말합니다.
계속해 스포츠의 기본과 다양성을 꿈꿔오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호준이 제2 박태환이 아니라 제1 이호준이 되기를 바랍니다.
마찬가지로 피겨스케이팅에서도 김연아(24)에 버금가는 선수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