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스포츠가 공용어입니다.


❝스포츠에서 유일한 것이 승리라면 이기는 그 순간 다시 경합을 벌여야겠다는 욕구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클 조던과 로저 클레멘스가 나이 마흔에 계속 경쟁을 벌였던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소크라테스 야구장에 가다' 中에서

퀴즈 하나: 이번 소치 올림픽 때 한국 선수가 출전하지 못한 유일한 종목은?

정답은 아이스하키입니다. (사진에 이미 답이 -_-;;)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여태 올림픽에 진출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관심이 덜하지만 아이스하키는 겨울올림픽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종목입니다. 아이스하키가 국기인 캐나다에서 열린 밴쿠버 대회 때는 전체 관중 46.8%가 아이스하키를 보러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이번 올림픽 때도 러시아 경기는 물론 준결승, 동메달 결정전, 결승전은 모두 일찌감치 표가 동났습니다.

 

겨울올림픽 때는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뛰는 선수들이 소속팀을 떠나 자국 대표로 경기에 나섭니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에는 NHL도 3주 정도 시즌을 중단합니다. 플레이오프하고 일정이 겹치는 세계선수권 때는 NHL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기 때문에 겨울올림픽이 축구로 치면 월드컵인 셈입니다.

NHL로서는 당연히 달가울 리가 없는 일. TV 시청률에서는 밀리지만 관중 동원 능력에 있어서는 미국프로농구(NBA)에 뒤지지 않는 리그가 NHL입니다. 게다가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가서 부상을 당하는 건 구단주들이 가장 걱정하는 일이겠죠. NHL에서 리그 선수들이 올림픽에 참가하는 걸 금지하려 하는 이유입니다.

거꾸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에서는 펄쩍 뛸 일입니다. 1998년 나가노 대회 때부터 NHL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 인기가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는 올림픽이라면 그 의미도 퇴색되는 게 당연한 일이고 말입니다.

 

이 문제로 갈등을 빚던 NHL과 IIHF는 일단 "소치 대회 때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논의하지 말자"고 합의했습니다. 달리 말해 2018년 평창 대회 때 NHL 선수들이 참여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뜻입니다. 뭔가 획기적인 해법은 없는 걸까요?

 

미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서 재미있는 해법을 내놨습니다. 아이스하키를 여름 올림픽으로 옮기자는 겁니다. 그러면 NHL 시즌을 중단할 일도 없고 IIHF도 계속 세계 최고 수준 선수들을 참가시킬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아이스하키는 1920년 안트베르펀 여름 대회 때 열리기도 했습니다. (첫 번째 겨울올림픽은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렸습니다.)

 

미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겨울 프로 스포츠 종목인 농구 역시 여름 대회 종목입니다. 이 때문에 농구를 두고는 이런 얘기가 잘 나오지 않죠. 그래서 아이스하키를 여름 대회로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아이스하키를 여름 종목으로 옮기면 지금 같은 인기를 누릴 수 있을까요? 그래도 아이스하키는 실내 종목이라 계절 영향을 덜 받는 게 부럽습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 출전시키겠다고 야구를 겨울 대회 때 열 수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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