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변'이라는 표현을 써도 모자랄 패배였습니다. 하지만 패자는 '승패병가지상사(勝敗兵家之常事)'라며 덤덤하게 패배를 받아들였습니다.
세리나 윌리엄스(31·미국·세계랭킹 1위·사진)는 윔블던 오픈 테니스 대회 16강 경기까지 커리어 최다인 34연승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16강 경기에서 승리하면 언니 비너스가 세웠던 21세기 여자프로테니스(WTA) 최다 연승(35승) 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던 상황. 게다가 잔디 코트 위에서 윌리엄스는 통산 승률 91%(59승 6패)를 기록한 선수였습니다.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 혹은 기권하며 그의 대회 여섯 번째 우승은 기정사실처럼 보였죠.
하지만 윌리엄스는 2일 영국 런던 인근 올잉클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16강 경기에서 사빈 리시츠키(23·독일·23위)에 1-2(2-6, 6-1,4-6)으로 패하며 '이변의 폭풍'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윌리엄스의 코치이나 남자친구로 알려진 패트릭 무라토글루(43)는 "세리나 역시 인간일 따름"이라며 "세계 최정상에 있는 선수가 최고 컨디션이라고 해도 가끔 질 수 있는 게 스포츠 세계"라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가 탈락하면서 세계랭킹 5위 안에 든 선수 중 지난해 준우승자 아그니에스츠카야 라드반스카(24·폴란드·4위)만 여자 단식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라드반스카는 3일 리나(31·중국·6위)하고 4강 다툼을 벌여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 만약 리나가 이긴다면 본인에게는 첫 번째 윔블던 4강이 됩니다.
남자 단식에서는 노바크 조코비치(26·세르비아·1위)가 토미 하스(35·독일·1위)를 3-0(6-1, 6-4, 7-6)으로 꺾고 준준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앤디 머리(26·영국·2위)와 다비드 페러(31·스페인·4위)도 8강에 합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