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더 몬스터' 류현진(26·사진 오른쪽)이 29일(한국시간) 안방 경기에서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두며 5월 등판 일정을 모두 소화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4, 5월 모두 3승 1패. 월간 평균 자책은 4월 3.35에서 5월 2.38로 내려왔습니다. 4월이 지나갈 무렵 류현진의 활약을 "기대보다 더 대단했다"고 표현했습니다. 그럼 5월은 4월보다 더 대단한 한 달이었을까요?

투수 기록에는 '야수의 도움'이 상당히 많이 끼어 있습니다. 평범한 땅볼 타구를 야수가 잡지 못했을 때도 안타로 기록될 때가 있는 반면,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도 야수 도움을 받으면 그저 범타로 처리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야구 통계학자들은 '세 가지 진짜 기록(TTO·Three True Outcomes)'로 투수 역량을 평가하고는 합니다. 세 가지 진짜 기록은 삼진, 볼넷 그리고 피홈런입니다. 결과가 나오는 과정에서 공을 받는 포수를 빼면 어떤 야수도 개입하지 않는 플레이죠.

류현진은 4월에 9이닝 당 삼진 11개를 잡는 '파워 피처'였습니다. 그런데 5월에는 5.6개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대신 타자가 때린 페어 타구를 야수들이 범타로 처리해준 비율(DER·Defense Efficiency Ratio)은 68.5%에서 76.2%로 좋아졌습니다. 자기가 아웃을 빼앗아낸 비율은 줄고 야수 도움을 받은 비율이 늘어난 거죠. 그래서 'TTO를 바탕으로 계산한 평균 자책(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은 4월 2.80에서 5월 3.65로 나빠졌습니다. 우려할 만한 대목이죠. FIP는 투수의 향후 성적을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닝 평균 자책 K/9 BB/9 HR/9 범타 처리율 FIP
4월 37⅔ 3.35 11.0 2.4 1.0 68.5% 2.80
5월 34 2.38 5.6 3.2 0.5 76.2% 3.68

삼진을 못 잡으니 타자들이 공을 때려 페어지역으로 보내는 일이 늘어난 게 당연한 일. 4월에는 류현진이 던진 공 중 13.2%만 페어 지역으로 날아가는 타구가 됐지만 5월에는 이 비율이 19.8%로 늘었습니다. 다행히 이 공이 4월보다 높은 비율로 범타가 되면서 평균 자책을 끌어내릴 수 있던 거죠.

그런데 사실 이렇게 '행운'을 누릴 수 있던 데는 류현진의 투구 패턴 변화도 한 몫을 차지합니다. 특히 속구가 늘었습니다. 류현진은 4월 전체 투구 중 47%가 속구였는데요, 5월에는 57%로 8%포인트 늘어났습니다. 특히 오른손 타자를 상대할 때 2스트라이크 이후 상황에서 속구를 던지는 비율이 43%에서 51%로 늘었습니다. 반면 체인지업은 32%에서 21%로 줄었습니다.

이렇게 늘어난 속구가 향한 곳은 오른손 타자 바깥쪽. 지난 달에는 보기 힘든 코스였죠. 4월에는 타자들이 '바깥쪽=체인지업' 공식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다면 5월에는 속구라는 옵션이 늘어난 겁니다. (아래 그림 왼쪽이 4월, 오른쪽이 5월입니다.)


옵션이 늘어나면서 타자들은 타이밍 잡기가 더 까다로워진 게 당연한 일. 그 덕에 5월에 타자들이 때린 공 가운데 52.9%가 땅볼이었습니다. 4월 39.8%보다 13%포인트 늘어난 기록. 내야 뜬공도 8.1%에서 12.9%로 늘었습니다. 이 두 타구 형태는 아웃 처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죠.

이렇게 속구를 많이 쓰자 체인지업 위력이 더욱 좋아졌습니다. 4월에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상대로 타율 .245를 기록했습니다. 5월에는 .050입니다. (20타수에 안타를 딱 하나 맞은 건데 그 하나가 하필 홈런이었습니다.)

물론 신인 투수가 두 달 동안 71⅔이닝을 평균 자책 2.89로 막은 건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현재 삼진 비율(9이닝 당 8.41개)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신인 투수 이름이 류현진이라면 다시 한 번 4월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맞혀 잡는 투수' 류현진은 너무도 낯선 존재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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